"계좌동결" "제3자 제공" 보이스피싱범의 능란한 전문용어

금감원, 상반기 보이스피싱범 목소리 제보 유튜브에 공개
  • 등록 2023-10-09 오후 12:00:00

    수정 2023-10-09 오후 12:0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중 제보받은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목소리(937건) 중 5회 이상 반복 제보된 12명의 목소리를 감독원 유튜브를 통해 9일 공개했다.

사기범의 목소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성문 분석 기법을 통해 동일범 여부를 판단하였으며, 제보 파일을 토대로 사기범의 주요 수법 및 제보자의 모범 대응사례가 포함된 영상을 제작했다.

사기범들은 주로 검찰을 사칭하며 수사목적의 통화임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사건 내용을 언급하고 전문용어를 사용했다. 실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 또는 수사관인 것처럼 사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계좌동결’, ‘제3자 제공’, ‘증거 채택’, ‘가담’, ‘피해자 입증’, 처벌 관련 법령 조문 등 전문용어를 사용했다.

사기범들은 또 ‘피해자 입증을 하지 않으면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압박했다. ‘명의도용 사건’, ‘성매매특별법 위반 사건’ 등을 언급하며 피해자임을 입증하지 않으면 피의자로서 조사받게 된다고 말했다. ‘바쁘니 나중에 다시 전화해 달라’고 하는 경우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지 않도록 유도했다.

또한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며 안심시킨 후 금융정보를 요구했다. 대출빙자형 보이스피싱의 경우 저금리 대출을 위해 필요하다며 지인의 개인정보를 요구했으며 고립된 장소로 유도하여 주변인의 간섭이나 도움을 차단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IP 주소를 통해 가짜 검찰청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경우도 잦았다. 검찰청 사건 공문을 확인시켜 준다며 도메인 이름이 아닌 IP 주소를 입력하게 하여 가짜 검찰청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을 시 모범 대응 사례로 △직접 은행에 본인 명의 계좌 목록을 알아보고 연락하겠다고 대응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검찰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하겠다며 사건번호를 요청 △일단 전화를 끊고 직접 은행이나 검찰에 전화해 확인하겠다고 대응 등을 꼽았다.

금감원은 “국민들이 제보해 주시는 보이스피싱범 목소리는 검거 및 예방 활동 등을 위한 소중한 자료”라며 “금감원 홈페이지 내 ‘보이스피싱 지킴이’에 적극 제보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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