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정글서 '기적 생환' 아이들…40일간 어떻게 살아남았나

경비행기 추락으로 실종된 아이 4명 40일만에 구조
비행기 잔해·생존 키트서 음식 찾아먹고 과일로 연명
"첫째가 일등공신…열대우림 생존법 잘 아는 원주민"
  • 등록 2023-06-11 오후 12:22:08

    수정 2023-06-11 오후 12:22:5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지난달 1일 경비행기 추락으로 실종됐던 4명의 어린이들이 아마존 정글 속에서 40일 만에 구조됐다. 아이들은 영양실조 증세를 보였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콜롬비아 군인들이 아마존 정글에서 경비행기로 추락한 아이들 4명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AFP)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당국은 전날 아마존 정글에서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4),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 등 4명의 아이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일 경비행기 추락으로 실종됐던 아이들로 확인됐다.

아이들이 콜롬비아 남동부에 사는 원주민 위토토족 출신이라는 점이 무려 40일 동안 아마존 정글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외신들은 열대우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던 첫째 아이가 동생들을 보살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비행기 잔해에서 카사바 뿌리 가루 등 먹을 것을 찾아냈고, 이 가루를 다 먹은 뒤에는 정글에서 과일 등을 섭취하며 연명했다. 물을 구하기 어렵지 않은 환경인데다 아마존이 수확기였던 것도 아이들의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구조대가 수색 작업 도중에 공중에서 떨어뜨린 생존 키트도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들이 이를 발견하고 키트에 들어 있던 음식을 섭취하거나 각종 생존 물품들을 활용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콜롬비아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조종사를 포함해 7명을 태우고 소도시 산호세 델 과비아레를 향하던 경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인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경비행기에 함께 타고 있던 아이들의 어머니와 조종사 2명 등 성인 3명은 사고 15일째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콜롬비아 당국이 150명의 인력과 탐지견을 투입하고 수십명의 원주민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 한 달 넘게 아이들에 대한 수색을 펼쳤고, 나뭇가지와 가위, 머리끈 등으로 만든 임시 대피소를 찾아내며 아이들의 생존 가능성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대피소에서 어린이용 신발과 젖병, 기저귀, 작은 발자국, 사람이 먹다 남은 듯한 과일 조각 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경비행기가 추락한 지점에서 약 5㎞ 떨어진 숲 개간지에서 수색 끝에 발견됐다. 아이들은 탈수와 영양실조 증세를 보이고 벌레에 물린 흔적이 있었지만,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들은 최소 2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영양·심리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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