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앞당긴 코로나19…직격탄 맞은 2030 결혼·출산 외면

한은, BOK이슈노트서 밝혀
외환위기·금융위기 때보다 타격 클 듯
고령인구 비율 1위 시점, 앞당겨질 전망
  • 등록 2020-12-30 오전 6:00:00

    수정 2020-12-30 오후 9:13:31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가 마이너스 경제성장률, 재정 지출 급증 등의 경제적 피해 뿐만 아니라 결혼·출산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경제적인 피해를 본 것은 20~30대이고, 이들이 결혼, 출산을 미루면서 가뜩이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가 더 악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출산율 하락 여파는 내년부터 본격화돼 2022년까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출처: 한국은행
◇ 코로나19로 올해 합계출산율 0.83명으로 추락..2년간 더 감소


한국은행은 30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이란 제하의 BOK 이슈노트를 통해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던 올해 3월 이후 취업자 수가 급감하는 등 고용·소득 충격이 결혼·출산의 주역인 20~30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고 밝혔다. 3~11월 20~30대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보다 36만8000명 감소했다.

올 3~9월 중 혼인 건수는 11만8000건으로 전년동기(13만4000건)보다 12.0%(1만6000건)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주로 예식장 내 감염 공포로 인한 결혼식 취소, 연기 사례가 많았으나 점차 고용 및 소득여건 불안정이 결혼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신 건수도 줄었다. 국민건강보험이 취합한 임산부가 병원진료비 지원 등을 위해 발급받는 국민행복카드 발급 건수가 올 4~8월 중 13만7000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7% 감소했다.

재택근무, 온라인 소통 등 일명 ‘집콕(집에 콕 들어박혀 지냄)’ 생활도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결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30대 남녀가 연애 초기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배달앱 등 1인 가구의 생활 여건이 편리하게 바뀌면서 결혼에 대한 필요성 자체도 희석되고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코로나19는 과거 전염병, 전쟁 등 과거 재난이 터진 후 출산이 급증하면서 ‘베이비붐’이 일어났던 행태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재난으로 자녀를 잃는 경우가 많아 재난이 종식된 이후엔 자녀 출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인구 손실을 만회한 경우가 많았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 경제위기와 비교하더라도 코로나19 위기가 더 출산율을 빠르게 끌어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1997년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54명이었고 2년 뒤인 1999년엔 1.43명으로 감소, 0.11명 줄어드는 데 그쳤고, 2008년엔 1.19명에서 2010년 1.23명으로 오히려 0.04명이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은 어떨까. 합계출산율은 작년 0.92명이었는데 올해는 0.83~0.84명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은의 추정이다. 이미 올 3분기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추락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출산율 악영향은 올해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결혼과 출산을 미뤘기 때문에 출산율 하락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 2022년까지 적어도 2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나마 집콕 생활 증가로 부부 공동 육아 확대나 출산 계획 수립이 용이해진 측면은 다행스러운 부분이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기는 어렵다.

총 인구 감소 시기도 앞당겨질 듯

출산율 하락으로 인한 저출산·고령화, 인구 감소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김 차장은 “우리나라 고령인구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9위인데 세계 1위인 일본을 앞서게 되는 시점이 당초 예상했던 2045년보다 앞당겨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합계출산율이 내년 0.86명으로 하락한 후 점차 상승, 2040년 1.27명이 유지될 것이란 전제하에 나온 추계여서다.

총 인구 감소 시기도 당초 예상됐던 2029년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만약 합계출산율이 2022년 0.72명으로 저점을 기록한 후 2041년부터 1.10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총 인구는 2022년부터 감소하게 된다. 한국인만 대상(국내 유입 이민자 제외 등)으로 할 경우 올 1~9월 중 사망자 수(22만6000명)가 이미 출생아 수(21만2000명)를 상회해 인구의 자연 감소는 이미 시작되기도 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작년부터 감소했는데 저출산 추세와 코로나19 충격이 2030년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2015년~2022년에 태어난 아이가 15세에 진입하는 시점), 2038년부터 3000만명을 하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차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저출산 심화는 시차를 두고 생산가능인구의 본격적인 감소로 이어지고 이들이 출산 적령기(30세 진입)에 이르게 될 2045년 이후에는 2차 저출산이 초래될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경제·사회·문화적으로 젊은 층의 결혼·출산 행태를 긍정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정책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