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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아 있다는 것, 살아서 물 마시고 숨쉬고 다시 허기를 느끼고 밥 챙겨먹고 무언가를 욕망하는 것, 나도 모르는 사이 발톱이 자라고 손톱과 머리카락이 자라고 말을 한다는 자체가 징그럽고 지겨웠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편지를 쓴 뒤 반포와 강 건너 용산 언저리를 떠돌았다. 다리에도 올라가보고 종로 어디 건물에도 올라가 봤다”며 “숨이 목까지 차 올랐을 때 든 생각 하나는 누군가는 또 흉물을 치워야 하겠구나. 그게 평생의 상처로 남겠구나 였다”고 적었다.
이어 “뉴스에는 ‘아니면 말고’가 있지만 ‘아니면 말고의 삶’은 어디에도 없을 텐데 그걸 잘 알 텐데, 그 질문 하나를 강물에 던지며 오래 걸었다”고 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14일 오후 페이스북에 “저는,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라는 글을 올리고 잠적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실시했으나 박 시인이 휴대전화를 꺼둔 상태여서 소재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씨는 15일 오후 8시18분쯤 용산 한강공원에 설치된 경찰센터를 찾아 자신의 생존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16년 10월 한 여성이 박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했으나 2017년 9월 대전지검으로부터 박씨는 강간과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