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탄지 정수장, 세척기준 불분명…유충 나왔어도 인체엔 해 없어"

최승일 고려대 명예교수 "전국 484곳 중 49곳 활성탄지"
"입자 커 벌레 알 들어갈 수도…세척 등 관리기준 미정립"
"서울·부산은 수도계통 조사로 외부유입부 우선 밝혀야"
"인체엔 해 없지만 심리적 안정 위해 정수기 등 사용해야"
  • 등록 2020-07-21 오전 8:05:29

    수정 2020-07-21 오전 8:20:4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인천시의 공촌정수장을 비롯해 활성탄지를 이용하는 정수장에서 활성탄지 세척 등의 관리기준이 분명하지 않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다만 유충이 발견된 수돗물도 마셨을 때 유해하다고 할 순 없으며 끓여 먹으면 인체에는 해롭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20일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검사 현장.(사진=서울시 제공)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2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활성탄지를 쓰는 인천 공촌정수장의 경우 오픈된 시스템이라 날벌레가 알을 낳으면서 활성단층 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소독제 성분이 있어서도 활성탄과 만나 산화돼 없어지기 때문에 그 안에서 곤충의 알이 자라거나 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 속에 있는 맛이나 냄새 등을 없애기 위한 활성탄을 넣는데, 인천의 경우 작년에 붉은 수돗물 사태가 일어난 뒤 수질을 개선하고자 활성탄지를 더 넣었은데 이것이 문제가 됐을 수 있다”며 “전국 484곳 중에서 49곳 정도 정수장에서 활용하는 활성탄지는 입자가 커 살아있는 유충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모래여과지와 달리 활성탄지의 경우 세척 등 아직까지 관리 기준이 뚜렷하게 정립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과 부산 등에서의 유충 발견 신고에 대해서는 “수돗물에서 나온 건지, 배수구 등 외부에서 들어온 것인지 명확히 밝히는 게 우선”이라며 “그럼에도 벌레가 나왔다면 수도계통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각 건물이나 가정에서도 지하 물탱크나 옥상 저수조가 있어서 날벌레가 들어가서 알을 깔 수 있다”며 “일단 건물 내 물탱크나 저주소를 우선 점검해야 하며 여기로 물을 주는 정수장도 조사하면서 유충이 어디서까지 발견되는지를 보고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충 수돗물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이 물을 먹는다고 해서 유해하다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물론 깔따구를 입에 넣으라고 할 순 없는 만큼 수도사업소에서는 양치나 음용하거나 음식하는데는 물을 공급해야 해줘야 하지만, 너무 우려해서 생수로 목욕하거나 구충제를 먹거나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 수돗물의 수질 성분은 기준에 부합하고 있는 만큼 생활용수로는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끓여 먹으면 괜찮다”며 “그래도 심리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정수기를 사용하면 훨씬 마음은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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