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만 수백명" LG화학 R&D 심장 '대전 기술연구원'은

전체 R&D 인력의 70% 이상 모여 치열한 연구
박사 비중 20%..국내 타 민간기업의 3배 비중
ABS, SAP, SRS분리막 등 1등 제품 배출 산실
  • 등록 2017-04-02 오전 11:00:03

    수정 2017-04-02 오후 2:05:31

대전에 위치한 LG화학 기술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미생물발효배양기에서 배양액을 추출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대전=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LG화학(051910)의 연구개발(R&D) 산실인 대전 기술연구원은 서울에서 남쪽으로 130여km 떨어진 대덕연구단지 내에 위치해있다. 축구장 40배 크기인 30만㎡ 부지에 총 7개동으로 구성돼있다. 전체 R&D 인력 5300여명 중 3800여명이 이곳에 근무하며, 이 가운데 박사 인력이 20%다. 국내 다른 민간기업이 6~7% 비중인 것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곳에는 연구인력이 만든 각종 화합물 정보를 모은 ‘케미컬라이브러리’가 있다. 다양한 화합물을 만드는 즉시 등록 서버에 정보를 저장하고, 각각마다 ID를 부여한다. 고체 상태(Solid)와 액체 상태(Solution)로, 액체는 다시 보관용과 약효평가용으로 나뉘어 분류한다. 외부에서 개발한 화합물 정보 중에서도 회사 내 화학자의 선정으로 구매한 물질에는 역시 고유 코드를 부여한다. 이렇게 모인 물질만 해도 13만여종에 달한다.

이를 활용해 LG화학은 기초소재부터 정보전자소재, 배터리, 수처리 필터에 이르는 다양한 화학 제품을 만들어냈다. 세계 1위인 SAP(고흡성 수지)의 경우 1g의 가루로 500g의 물을 흡수할 수 있어 기저귀나 생리대와 같이 수분 흡수가 필요한 생활필수품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데, 2010년 8만t에서 2015년 36만t으로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차전지 분리막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SRS 분리막 제품은 150도 고온에서도 변형되지 않도록 안전성을 갖췄다.

폴리올레핀(PO) 소재를 비롯해 합성고무, ABS(아크릴로나이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등은 자동차 경량화나 타이어 연비 개선, 가전제품 내구성 강화 등에 기여했다. 배터리의 경우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 모든 요소를 직접 개발하는 유일한 회사로 수직계열화했고, 바이오는 LG생명과학으로 분리됐다 다시 합병하면서 합성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특히 미용 성형에 많이 쓰이는 필러 제품의 경우 타사 제품보다 분자량이 높아 독성물질인 가교재 첨가 필요성을 줄였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LG화학 측은 강조했다.

이밖에 지난해 인수한 팜한농을 통해 비료와 종자 등 그린바이오 분야에 새로 진출해 최근 부상하고 있는 농업 분야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인수한 나노H2O의 기술력과 기존 기술 자산을 더한 수처리 사업분야의 R&D도 한창이다. 특히 수처리 분야는 내년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이후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이곳에서 수천명의 박사 인력이 수억원의 장비들을 돌려가며 연구하고 있다”면서 “시장선도하는 소재 하나 찾는데에만 10년 이상 걸리는 작업이지만, 누군가가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야만 LG화학과 인류의 삶이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 연구원들은 지금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전경. LG화학 제공
가전제품 외장재부터 특수접착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ABS(아크릴로나이트릴 부타디엔 스티렌) 소재. LG화학 제공.
LG화학 기술연구원 연구성과(자료: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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