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윤의 은퇴설계16]부모와 자녀의 동상이몽(同床異夢)

  • 등록 2015-07-25 오전 10:00:55

    수정 2015-07-25 오전 10:00:55

부동산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생각을 다룬 이전 칼럼에 이어 정년연장과 취업에 대한 부모와 자녀의 ‘동상이몽’이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써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청년세대는 지금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은 채용인원수를 줄이기 시작했고,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로 기존의 중장년세대들의 은퇴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일자리에 대한 세대간 갈등 양상이 심화되었다. 청년세대들은 중장년세대들이 계속 일함으로써 자신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중장년세대들은 최대한 오래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회사에서는 퇴직을 권고하는 메일에 ‘당신의 선택이 더 많은 후배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는다고 한다. 한정된 일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세대간의 갈등을 정확하게 짚어낸 문구다

한 집안 내에서 중장년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에 대한 갈등의 예를 들어보겠다.

중 장년세대인 아버지는 퇴직을 최대한 늦게 하려고 한다. 정년이 다가오면 임금피크제를 신청할 예정이다. 자녀 대학등록금과 결혼자금은 물론 아직 은퇴자금도 마련해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평균수명까지 늘어나 돈을 더 벌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깨에 짊어진 짐이 너무 무겁다. 이처럼 가뜩이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아버지의 퇴직이 늦춰지니 아들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설령 어렵게 취업하여도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학자금도 갚아야 하고 결혼도 하여야 하는데 취업은 어렵다. 이제 20대 중반인데 미래에 대한 앞길이 막막하다. 앞길을 열어주지 않는 중장년세대가 원망스럽다.

한 일자리를 두고 이렇게 세대간 갈등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 그 방법은 중장년세대들이 때가 되었을때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은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퇴자금에 대한 준비가 사회초년생 때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청년세대에게 일자리를 물려주고 떳떳하게 은퇴하길 원한다면 다음 세가지 사항을 명심하자

첫째, 무분별한 소비는 줄이고 저축을 늘려라!

경제학의 기본공식인 ‘소득=소비+저축’임을 기억해야 한다. 소비는 오늘의 삶이고, 저축은 내일의 삶이다. 미래의 삶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저축률을 늘려야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둘째, 자녀의 사교육비에 많은 돈을 쓰지 마라!

자녀교육에 많은 돈을 쓰게 되면 은퇴자금이 부족해진다. 은퇴자금이 부족하면 돈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에 은퇴시점이 연장된다. 중장년세대들이 은퇴를 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청년세대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취업률이 낮아진다. 자녀를 위한 과도한 사교육비가 결과적으로 자녀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셋째, 부동산 보유비중을 줄여라!

지금 중장년세대들은 은퇴와 노후준비에 대한 대안은 부동산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였다. 하지만 부동산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지금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실업은 부동산 수요의 감소로 직결되어 가격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노후연금 비중을 늘리길 권한다.

청년세대들은 희망이 사라지고 중장년세대들은 생존에 치이고 있다. 부모들은 걱정 없이 은퇴하고 자녀들은 원하는 곳으로 취업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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