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호두까기인형' 막내는 '파워레인저'

가족과 함께하는 연말공연 어떤 게 좋을까
  • 등록 2012-12-17 오전 9:28:50

    수정 2012-12-17 오전 9:28:50

발레 ‘호두까기인형’(사진=유니버설발레단)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온가족끼리 같은 추억을 만들어 공유한다면 그보다 좋은 송년회는 없을 듯하다. 문제는 세대와 취향이 다른 가족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이럴 땐 같이 볼 가족들의 특성을 감안해 큰 테마를 가지고 공연을 고르는 것이 성공률 높은 선택일 수 있다.

▲온가족이 함께 클래식 무대로 _ 발레 ‘호두까기 인형’ vs 오페라 ‘2012 오페라갈라’

차이코프스키의 낭만적 음악, 화려한 발레리나들의 군무, 성탄과 연말에 어울리는 따뜻한 줄거리. 크리스마스 전날 밤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은 소녀 클라라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2월의 단골레퍼토리로 온가족이 부담 없이 클래식 발레를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31일 오후 10시에 공연하는 제야공연에서는 공연이 끝난 후 무용수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 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070-7124-1737.

막상 관람하려면 괜히 부담스러운 오페라. 하지만 오페라갈라쇼는 다르다. 귀에 익숙한 유명 아리아 위주로 공연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국립오페라단 창단 50주년 기념 ‘2012 오페라 갈라’는 창단 반세기를 기념하고 새로운 반세기를 다짐하는 공연이다. 베르디의 ‘카르멘’을 시작으로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 창작오페라 ‘청’, 베르디 ‘나부코’,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까지 다채로운 오페라 레퍼토리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펼쳐진다. 29일과 3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80-1300.

▲아이들이 즐거운 무대여행 _ 뮤지컬 ‘고추장떡볶이’ vs 뮤지컬 ‘파워레인저 캡틴포스’

초등학교 3학년인 비룡과 유치원생인 백호는 매일 반복되는 엄마의 잔소리가 싫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오시기로 한 외할머니가 안 오시며 둘만 덩그러니 집안에 남게 된다.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형제는 차츰 엄마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스스로 떡볶이도 만들어 먹을 만큼 성장한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는 2006년 초연 후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아동청소년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직접 떡볶이도 만들고 노래도 부를 수 있는 참여형 공연이기도 하다. 24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동숭동 학전블루소극장. 02-763-8233.

파워레인저 캡틴포스의 활약으로 잔개크 제국으로부터 평화를 지켜내지만, 캡틴포스가 자리를 비운 사이 잔개크 일당들은 또 다시 지구를 침략하려고 한다. 이를 감지한 캡틴포스들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돌아온다. 뮤지컬 ‘파워레인저 캡틴포스’가 파워레인저 35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역대 최초로 무대를 콘서트 무대처럼 다원화해 정면무대뿐 아니라 객석 좌우와 중앙에서도 파워레인저를 등장시켜 한층 실감나는 액션을 선보인다. 22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 02-2261-1393.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사진=학전)


▲부부·연인과 유쾌한 시간을 _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 vs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은 영화 ‘빌리 엘리어트’로 유명한 영국 작가 리 홀이 1947년 이탈리아 삐꼴로 떼아뜨로에서 초연된 카를로 골도니의 원작을 각색한 작품. 제목 그대로 동시에 두 명의 주인을 모시게 된 하인 트루팔디노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실수와 오해의 연속을 통해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특히 아코디언, 퍼커션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연주와 노래, 판토마임과 각종 묘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미된 것도 특징이다. 연출을 맡은 오경택은 “한 편의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까지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 02-1644-2003.

본 조비, 미스터 빅, 익스트림, 트위스티드 시스터, 포이즌 등 198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팝스타들의 노래들로 만들어진 ‘락 오브 에이지’는 귀에 익은 팝송을 흥얼거릴 수 있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설의 락 클럽을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청춘 남녀들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가 신나는 락 선율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모차르트 오페라 락’ ‘라디오 스타’ 등을 연출한 김재성 연출이 한국적 정서를 가미해 극을 꾸몄다. 김다현, 김원준, 임정희, 다나 등이 출연. 내년 2월3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1588-5212.

연극 ‘한꺼번에 두 주인을’(사진=명동예술극장)


▲세대 넘어 셰익스피어 비틀기 -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vs 연극 ‘리어외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1960년대 중국 문화혁명시대의 애절한 사랑으로 탈바꿈했다. 중국의 차세대 연출가로 주목받고 있는 티엔친신과 국립극단이 만든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문화혁명이 격렬했던 1968년을 배경으로 공장 노동자들로 구성된 홍위병 공련파의 행동대장 로미오와 군부대 자녀들로 구성된 홍위병 전사파 소속 줄리엣의 사랑을 그렸다. 문화혁명시대의 극단적인 이미지와 뜨겁게 빛나는 청춘의 사랑을 대비시켜 색다른 감동을 전한다. 18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688-5966.

‘칼로막베스’를 통해 셰익스피어의 ‘멕베스’를 연극적 놀이성이 극대화된 작품으로 변모시킨 고선웅 연출이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비극 ‘리어왕’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연극 ‘리어외전’을 선보인다. 원작의 주인공 리어왕은 간악한 딸들에게 버림을 받고 광야를 헤매다 죽게 된다. 하지만 고 연출은 원작의 큰 줄거리는 훼손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리어왕의 모습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고 연출 특유의 비틀기와 실험적인 장치가 고전의 무거움을 한층 부담없게 만든다. 28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02-2005-0114.

연극 ‘리어외전’(사진=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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