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고객에… 사과 한마디가 돈보다 낫더라

  • 등록 2009-09-25 오전 9:39:00

    수정 2009-09-25 오전 9:39:00

[조선일보 제공] 소비자가 기업에 불만을 제기할 때는 금전적 보상보다 사과한다는 말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입장에선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

영국 노팅엄대의 요하네스 아벨러(Abeler) 박사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가 기업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찾았다. 연구진은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에서 한달 1만건이 넘는 판매 실적을 올린 한 회사를 대상으로 소비자 불만 게시판 대응 실험을 했다.

대응 형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배달이 지연되게 한 제조업체를 비난하며 "정말 미안하며 사죄를 드린다"는 답을 했다. 다른 방법은 "불만 사항을 철회해주시면 선의의 표시로 5유로(약 8800원)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불만을 제기한 100명의 소비자는 자신들이 실험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실험결과 사과를 받은 소비자는 45%가 불만을 철회했다. 반면 금전적 보상을 받은 소비자의 경우 그 비율이 23%에 그쳤다. 또 구매 가격이 높을수록 금전적 보상에 따라 불만을 철회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최근 많은 기업이 불만을 가진 고객에게 사과하는 일을 전담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아벨러 박사는 "말로만 사과하는 것은 아무런 비용도 쓰지 않아 입에 발린 말이란 느낌이 들 것으로 생각했지만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 소비자는 본능적으로 용서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성적으로야 입에 발린 사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작 사과를 받으면 마음이 금방 풀린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달 23일 노팅엄대 의사결정연구와 실험경제학센터(CEDEX) 저널에 발표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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