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닷컴 기업들이 줄줄이 인원을 감축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는 등 홍콩 닷컴 기업의 전망이 매우 비관적이라고 14일 닛케이가 전했다.
인터넷 기업들이 많이 등록돼 있는 성장기업시장(GEM)은 지난 3월 출범한 이래 지수가 52.5%나 하락했다. 8월11일 기준으로 등록기업 43개중 11개만이 주가가 등록가보다 높았을 뿐이며, 그도 대부분이 非인터넷 기업이었다. 거래량도 줄어들어 7월 거래량은 하루 평균 4300만 달러(3억3800만 홍콩 달러)에 불과했다.
셀레스티얼 아시아 증권의 리서치 대표인 허버트 라우는 "인터넷 기업의 허니문 기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인터넷 기업은 지금처럼 돈을 쓸 수 없을 것이며 결국 기업을 한다는 것은 신경제건 구경제건 상관없이 비용과 매출이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경우, 지난 6월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인터넷 사업부문인 SCMP닷컴이 직원 18명을 자른 뒤 곧바로 넥스트미디어닷컴과 애플데일리닷컴이 모두 98명의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7월28일에는 리카싱의 인터넷 기업인 톰닷컴이 전체 홍콩 직원의 4분의1인 80명을 해고했으며,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인 씨티텔레콤 홍콩이 전체 직원의 3분의1을 감원했다.
홍콩의 닷컴 기업들이 줄줄이 어려움에 직면하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달 29일에 "톰닷컴의 뉴스는 많은 이들에게 전화점으로 비칠 것"이라며 "리카싱 조차도 인터넷에서 어려움없이 성공할 수 없는데 과연 누가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썼을 정도다. 톰닷컴은 매출이 530만 홍콩 달러에 불과한 반면 손실은 1억4850만 홍콩 달러에 달했었다. 톰닷컴의 최고경영자인 왕 싱은 "20~30개의 포탈이 있을 만한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쁜 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같은 날 홍콩의 온라인 서점인 차이니즈 북 사이버스토어가 자발적으로 청산키로 했다고 밝혔다.
KGI아시아의 벤 궝은 "가까운 장래에 좋지 않은 뉴스들이 등장할 것이며 주가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닷컴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따라 일부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연기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현찰을 소진한 닷컴 기업들이 등장함에 따라 내년에는 인수합병이 활발히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매수자를 찾지 못한 인터넷 기업들은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이나닷컴의 레이몬드 치엔 회장은 홍콩과 중국의 인터넷 기업중 최대 절반 정도가 시장 재편속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레스티얼의 라우는 "통합으로 보다 건강하고 재무상태가 균형잡힌 기업들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닷컴 기업들이 곤경을 겪는 한편 非인터넷 기술주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GEM에 기업을 공개한 베이징 대학이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상하이 푸단 대학에서 떨궈져 나온 기업이 그런대로 GEM의 추가하락을 막고 있다. 두 기업은 각각 등록가보다 주가가 11.6%, 356% 올라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