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단풍 즐기려다… 낙엽에 '미끌' 허리부상 주의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 등록 2024-11-07 오전 6:22:41

    수정 2024-11-07 오전 6:22:41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며칠 전 뉴스에서 40대 남성 등산객이 비에 젖은 낙엽을 밟고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보도됐다. 또 50대 남성 등산객의 추락사고와 50대 여성 등산객의 낙상사고 등 산악사고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든 경관을 눈에 담기 위해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아진다. 그런데 낙엽으로 뒤덮인 산길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북이 쌓인 낙엽 아
박재현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래 돌이나 이끼, 나뭇가지 등으로 인한 낙상사고가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을철(9월~11월)에 산악사고가 집중된다고 보고되고 있어 안전한 산행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실제 가을철이면 산행 중 낙상 사고로 허리를 다쳐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면 등산 시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가을은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어 근육의 유연성이 감소하고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때문에 평소 괜찮았던 사람도 허리에 통증이 생기거나 더 심해질 수 있다.

산악사고 발생은 하산 시 발생 위험이 더 높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울퉁불퉁 고르지 않은 지면에 젖은 나뭇잎 등으로 인해 생기는 미끄러움까지 더해지면 몸의 중심을 잡는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자칫 주의력이 떨어지면서 삐끗하거나 넘어지면 가벼운 요추 염좌부터 낙상으로 인한 골절까지 발생할 수 있다. 요추 염좌는 척추 뼈 사이의 인대가 손상돼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등산 부상 중, 가장 흔한 허리 부상으로 아무리 낮은 산이라고 해도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무턱대고 산에 오르다가는 허리가 삐끗하며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충분한 휴식과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회복된다. 하지만 요추 염좌가 발생할 상태에서 충분한 휴식 없이 무리한 활동을 지속하면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뼈나 근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폐경기 이후 여성들이라면 낙상으로 인해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척추 압박골절이 발생하면 누워있거나 앉아있다 일어설 때 통증이 나타나고, 해당 부분을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 이를 제때 치료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만성 요통을 유발하고 심폐기능까지 약해질 수 있다. 게다가 척추압박골절이 점점 진행해 척추가 앞쪽으로 휘어 등과 허리가 굽는 척추후만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소한 충격이라도 외상 이후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즐거운 단풍 산행을 위해서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등산 코스를 선택하고,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 전 며칠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으로 기초체력을 향상시키고, 등산 전에는 관절과 근육이 충분히 풀어지도록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다. 배낭은 최대한 가볍게 준비하고 등산 스틱 등을 이용해 체중을 분산시켜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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