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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전자 분석을 위한 산업계 전반에서 일루미나나 BGI가 2세대 유전체 분석법으로 알려진 ‘차세대 염기서열 시퀀싱’(NGS)을 적용한 장비가 널리 쓰이고 있다. 이들 장비를 사용하면 약 100만원의 비용으로 10일 내외의 시간을 들이면 한 사람의 유전체를 모두 분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루미나가 전체 시장의 약 70%를 점령하고 있으며, BGI는 중국 내 수요를 중심으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 유전체 분석 장비 성능도 급속도로 좋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일루미나는 국내에서 신제품 ‘노바식(NovaSeq)X’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시리즈 가운데 최상위 제품인 노바식 X 플러스는 기존 NGS 장비(노바식 6000) 대비 2배 빠른 처리가 가능하며, 정확도도 최대 3배 높다. 이를 활용하면 약 5일만의 한 사람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노바식X 플러스는 연간 약 2만 명의 전체 유전자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 기존 장비(8000명) 대비 처리량이 2.5배 많아졌다. 무엇보다 상온에서도 운송이 가능해 드라이아이스 사용량 등을 연간 500톤 가량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루미나의 장비를 사용하는 국내외 유전체 진단기업의 소모품 및 폐기물 처리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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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 글로벌 파트너 마크로젠...“NGS 사업 챔피언 꿈꿔”
국내 마크로젠은 미국 브로드연구소, 아이슬란드 생명공학 기업 디코드 제네틱스, 미국 리제네론 유전학센터 등과 함께 일루미나 노바식X의 글로벌 론칭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마크로젠은 노바식X의 유통 파트너 중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마크로젠은 내년 노바식X 5대를 국내외 핵심 지역에 도입할 예정이다. 노바식X 가격은 대당 19억원으로 이전 버전인 노바식6000(10억원)보다 약 2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처리용량을 달성하기 위한 회사의 장비 구매 비용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일례로 연간 4만명의 전체 유전자 정보를 처리하고 싶은 기업은 기존 노바식6000을 쓸 경우 5대가 필요해 50억원을 써야한다. 하지만 처리용량이 2.5배 많은 노바식X를 도입하면 2대 비용인 38억원을 쓰면 된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마크로젠은 개인의 ‘전장 유전체 시퀀싱’(전체 유전체 분석) 사업 분야에서 이끄는 챔피언이 되고자 한다”며 “노바섹X가 100달러 약 10만원 수준으로 유전체 분석이 가능한 시대를 앞당기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특징을 담은 유전체 설계도를 제공받아 질병 예측이나 잠재력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NGS 기반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은 2019년 68억15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7조8700억원)에서 오는 2024년 227억17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크로젠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 NGS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칠레를 비롯해 유럽 내 6개국 등 총 10개 국가에서 지놈슈퍼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지사격의 역할을 수행하며, 각 지역 내 병원과 학교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회사는 일본 법인을 통해 지난해 217억원, 미국 관계사인 소마젠을 통해 285억원 등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는 오는 2024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총 2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