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뒤 스스로 신고한 3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 부모와 형을 살해한 뒤 스스로 신고한 30대 김모씨가 1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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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속살해·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31)씨는 진한 회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정 운동복 바지 차림에 검정 운동화를 신고 12일 오후 1시37분께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면을 응시한 채 곧장 법정으로 향하던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살해 동기는 무엇인가’, ‘스스로 119에 신고한 이유가 뭔가’, ‘살해 계획은 언제부터 세웠나’,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김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중에 결정된다. 경찰은 김씨를 검거한 후 이튿날인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10일 양천구 자택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살인)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오전 6시 46분께 “3명을 죽였다”고 직접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소방으로부터 신고 내용을 통보받아 사건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도착 당시 가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소방청이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119신고 초반에 범행을 자백했지만, 119 상황요원이 상황을 되묻자 “집에서 제가 다쳤거든요. 치료 좀 해야 할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 10일 새벽 6시50분께 자신의 부모님과 형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현장.(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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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사망자 3명 중 2명이 김씨의 부모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후 존속살해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경찰은 김씨의 병명과 진료내용을 확인하는 한편 범죄심리분석관 투입, 신뢰관계자 동석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범행 사나흘 전 흉기를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의뢰해 사망자들의 부검을 진행,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