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한국과학기자협회와 KIST가 개최한 연구성과 세미나에서 ‘코로나19 디지털 접촉자 관리 시스템’의 의의를 강조했다.
현재 식당, 카페에 들어가려면 네이버나 카카오톡 앱에서 QR코드를 만들어 입장해야 한다. QR코드로 방문시간, 장소에 대한 기록이 이뤄진다. 이후 방문장소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역학조사가 짧게는 24시간, 길게는 1~2주가 걸린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카드사용내역, CCTV, GPS를 통해 개인 정보를 열람해 동선 파악이 이뤄진다. GPS로는 실내 동선 파악이 어렵고, QR코드는 백화점과 같은 넓은 공간에 적용하기 어렵다. 동선 파악에만 긴 시간이 걸려 오미크론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고, 위치·영상 자료를 쓰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누출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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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연구진이 만든 시스템은 CCTV, GPS, QR코드 등 개인 위치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실내공간을 포함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10분 내 확인할 수 있다. 동선을 찾기 보다 접촉 여부에 집중해 빠르게 접촉자를 골라내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30만개 데이터셋을 분석한 결과, 접촉 여부를 놓치지 않을 확률은 99% 이상으로 정확성이 높게 나타났다.
스포츠 경기가 열린다고 가정하면 대회 관계자들이 연구원이 만든 앱을 설치해 로그인해야 한다. 이후 스마트폰이 LTE, 와이파이, 블루투스를 이용해 저절로 주고받는 RF(무선주파수)신호가 연구원들이 만든 서버에 전송돼 신호 세기를 비교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전파 특성을 비교해 확진자와 유사한 시공간 정보를 지닌 사용자 ID를 확인한뒤 검사가 필요한 사람과 불필요한 사람을 통보한다. 모든 과정은 10분안에 이뤄진다.
다만, 전파를 방해하는 곳이나 백화점처럼 신호가 엉킬 수 있는 곳에는 3만원 수준의 핸드폰 충전기처럼 생긴 장치를 꽂아 반경 30~50m의 신호세기를 증폭해야 정확한 선별을 도울 수 있다.
현재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아리그,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옥,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도 서비스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택진 책임연구원은 “스포츠 경기장, 연구원에 시범 적용했고, 공장이나 물류센터, 업무공간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질병관리청 COOV앱과 연동하는 등 국가 방역체계에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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