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남성용 제품보다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이른바 ‘핑크택스(Pink Tax)’를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이어져 왔다.
핑크택스란 같은 제품이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더 비싸고 질도 낮은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핑크’라는 단어가 붙는 이유는 여성용을 앞세운 상품들이 주로 분홍색상으로 만들어지는 경향을 비꼬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이러한 핑크택스 논란은 점차 사그라지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여성용이라 더 비싸게 제품 가격을 책정하기 보다 제품의 프리미엄 정도 등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남녀를 구분짓는 것은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매출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모습이다.
스냅타임은 13일 서울 명동의 매장 스무 곳을 찾아 면도기, 데오드란트, 스웨터, 향수, 건강기능식품 등 10가지 남녀 제품의 가격을 직접 비교했다.
10개 상품 중 6개 가격 같아
갱년기 건강기능식품과 스웨터는 남성용이 더 비쌌다. 건강기능식품은 남성용에 더 많은 성분을 함유했다는 이유에서다. 스웨터는 사이즈 등의 이유를 들었다.
건강기능식품 판매장 점원은 “남성용 갱년기 건강기능식품에 스트레스 해소 성분이 추가돼 있어서 여성용보다 4만원 정도 더 비싸게 나왔다”고 말했다.
여성용이 더 비쌌던 제품은 ‘클렌징 폼’과 ‘비비 크림’이었다. A화장품 매장의 한 점원은 “남녀 공용 제품이 대부분”이라며 “남녀 제품을 구분해서 진열하긴 하는데 매출과는 큰 상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둘러본 20개 매장에서 비비 크림과 클렌징폼에 대해 대부분 남녀 공용제품으로 소개했다. 남녀제품을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은 피부타입이었다.
남녀 경계 점점 더 희미해질 것
기능성을 강조하고 트랜드에 민감한 소비자가 는 것도 핑크택스 논란을 희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남녀 제품의 구분없이 성분이 더 좋거나 품질이 우수하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김 대리는 “과거보다 남성들도 뷰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여성용이더라도 피부에 맞으면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시간이 갈수록 남성용과 여성용의 경계는 희미해지고 있어 요즘에는 피부에 대한 고민과 고객의 필요에 맞춰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경환 우먼컨슈머 여성심리 마케팅 전문가는 “여성들은 기능만큼이나 디자인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용기의 형태, 컬러 등 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조비용이 더 많이 들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위 전문가는 “하지만 최근 들어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면서 기업들도 제품 포장 등에 드는 비용을 줄여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