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비과세 혜택과 높은 금리를 미끼로 몸집을 불렸던 상호금융조합의 연체율이 1년 연속 악화하면서 건전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의 수신 억제 정책에도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360조원에 달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대폭 감소해 1조원대를 밑돌았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 상반기 신협, 농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조합 경영현황’ 집계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상호금융 중 안전행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는 통계에서 빠졌다.
6월말 상호금융의 연체율은 4.23%로 작년말의 3.86%에 비해 0.37%포인트나 악화했다. 특히 신협의 연체율은 6.93%로 0.55%포인트 올랐고, 농협 역시 0.34%포인트 상승한 3.63%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7%로 같은 기간 0.24%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신협의 경우 4.82%로 0.65%포인트나 급등했다.
6월말 상호금융의 총자산은 357조9000억원으로 작년말의 보다 7%(22조9000억원) 늘었다. 농협이 3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수협 2조2000억원, 산림조합 2000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수협의 경우 20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신은 0.5%(9000억원) 늘어난 206조6000억원이었던 반면, 마땅한 대출처가 없어 여신은 295조5000억원으로 1.3%(3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예대율(여신/수신)은 69.5%로 전년말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올 상반기 상호금융조합의 순이익 9961억원으로 작년말의 1조4288억원에 비해 30.3% 줄면서 1조원대가 무너졌다. 예대마진 축소 영향으로 이자이익은 4.4%(1904억원) 줄어든 반면, 경기 침체로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97.9%(1515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농협이 9888억원으로 전체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신협 83억원, 산림조합 80억원 등의 순이다. 수협은 90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순자본비율은 7.56%로 작년말보다 0.05%p포인트 개선됐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상호금융의 여·수신 증가율이 둔화하는 등 과도한 외형 증가세는 크게 완화됐지만,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는 지속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박 팀장은 “오는 7월부터 상호금융의 자산건전성 분류기준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등을 강화했고 예대율도 80%이내로 규제할 방침”이라며 “경영상 애로사항 등을 모니터링해 보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