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서울 시내에 `걷고 싶은 길`이 곳곳에 있지만 시간을 갖고 즐길 만한 곳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여유와 멋을 즐기는 것이 우리의 전통이지만 산업화 과정에서 `목표`를 정하고 `빨리빨리`를 강조하다보니 구경삼아 둘러볼 만한 공간들도 사라져 버렸다.
서울시민은 물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 인사동 거리의 길이(종로2가 금강제화 → 안국동로터리)는 700m. 이것저것 구경하지 않고 부지런히 걸으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 ▲ 청계천 길은 총 길이 8.1km로 서울 시내 보행로 중에서 가장 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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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덕수궁 돌담길은 걷는 것만 즐기기에는 짧은 감이 있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길이 끝나는 지점인 경향신문사 앞까지 약 800m로 인사동 길보다 조금 긴 정도. 천천히 걸어도 20분 이상 걸리지 않는다.
삼청동길은 길 초입의 국제갤러리에서 삼청테니스장까지 900m다. 경복궁사거리를 삼청동길의 시작점으로 잡으면 1.5km로 조금 더 늘어난다.
인근의 북촌길(안국역에서 삼청동까지)은 1.5km 정도 된다. `인사동길 → 삼청동길 → 북촌길`은 서울시내에서 1시간 이상 여유로운 걷기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코스지만,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
남산에 순환 산책로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남산 입구에서 장충체육관까지 3.5km코스는 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곳으로, 아는 사람들만 이 숲길을 따라 걷고 뛰기를 즐긴다.
가장 짧은 길은 서래마을 길로 500m 정도 된다.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며 걸어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서울시내에서 가장 오래 걸을 수 있는 길은 청계천 보행로다. 시청에서 중앙천 합류천까지 약 8.1km로, 넉넉잡아 2시간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