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시장 과열에 종말을 고하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최대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가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을 필두로 집값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여러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CNN머니는 15일(현지시간) 수 많은 지표들이 부동산 시장 둔화를 가르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전미부동산업자협회(NAR)의 3분기 주택가격 보고서가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전망하긴 했지만, 시장 둔화 전망과 신호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147개 표본 지역중 무려 69개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올들어 10% 이상 급등했다. 전년보다 집값이 하락한 도시 지역은 단 6개에 불과했다. 올들어 미국 전역의 집값이 초강세를 나타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
그러나 분기별 성장세를 고려할 경우 분명한 둔화의 조짐이 보인다. 2분기 미국의 평균 주택 가격은 1분기 대비 약 10.4% 상승했다. 그러나 3분기 평균 가격은 2분기보다 3.8% 오르는데 그쳤다.
콜코론 그룹의 엘레나 필레페 부사장은 "우리는 주택 가격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며 "올해도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결코 이전처럼 빠른 속도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셔널 씨티의 리차드 드케이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있어서의 최정점이 이미 지나갔다고 판단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산의 정점을 지나) 반대편 쪽으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첫째 부동산 가격에 가장 민감한 건축업자들 사이에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드케이서가 조사한 결과 건축업자들은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해 이전 몇달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최대 고급주택 건설업체인 톨 브라더스는 내년 주택 수요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잇다. 이에따라 가격 상승이 완화되고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고 내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둘째 신규 주택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드케이서는 신규 주택 판매가 7월 연율 1300만대로 정점을 기록한 후 급격히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 주택 판매는 탄광 속의 카나리아처럼 주택 경기의 침체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셋째 부동산 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신규 주택 공급은 몇달만에 35만가구에서 약 50만가구로 대폭 늘었다. 드케이서는 "이는 거의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재고가 많으면 많을수록 주택가격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넷째 부동산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그만큼 수요와 거래가 많지 않다는 것. 현재 신규 주택와 기존 주택이 판매되기 까지는 평균 각각 4.1개월, 3.7개월 가량이 걸린다. 이 두 수치 모두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NAR가 최근 회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 가격은 향후 12개월간 단 5% 상승할 전망이다.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5% 이하의 상승을 전망했으며, 6.4%는 실질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표는 과거 주택가격 급락을 겪었던 미국 주요 도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