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조 규모 공공 해상풍력 사업계획 자금·인력 미비로 차질 우려”

허종식 민주당 의원, 8개 에너지 공기업 현황 집계
“산업부, 이들 사업 순항 위한 정책 지원 마련해야”
  • 등록 2024-10-24 오전 6:00:00

    수정 2024-10-24 오전 8:26:46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8개 전력·에너지 공기업이 현재 총 85조원 규모 38개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계획에 비해 자금과 인력은 미비해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남동발전이 운영 중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남동발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비롯한 6개 발전 공기업, 한국석유공사 8곳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들이 총 85조원 규모 37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한국중부발전은 이중 가장 많은 25조7314억원 규모 사업을 추진 중으로 집계됐다. 3.9기가와트(GW) 규모 8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전도 18조5500억원 규모 7개 사업을, 한국남동발전도 18조5500억원 규모 9개 사업을 추진하며 뒤를 이었다. △한국서부발전(9조8203억원·4개) △한수원(5조8000억원·2개) △한국동서발전(4조8567억원·3개) △한국남부발전(3조2282억원·2개) △석유공사(1조6867억원·1개) 등 다른 공기업도 각기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전과 6개 발전 공기업은 3700억원 규모 1개 사업을 공동 추진한 바 있다.

이를 다 합치면 설비용량 13.2GW 규모 37개 사업이고, 총 사업비가 85조4131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대부분 앞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할 미래 사업이라는 점이다. 상업운전을 시작한 사업은 남동발전의 탐라해상풍력(30㎿·1650억원)과 한전과 발전 공기업이 공동 추진한 서남해 해상풍력(60㎿·3700억원) 2곳뿐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허종식의원실)
이들 공기업이 이처럼 공격적으로 해상풍력 사업 추진 계획을 수립한 건 정부 차원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해서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전 세계적 협약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이를 촉진하고자 발전(전력생산) 공기업에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높이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올해 기준 13.5%이며 앞으로 계속 늘어 2030년이면 25%가 된다. 한전과 발전 공기업들이 이 의무를 자체적으로 충족하지 못해 민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사들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비용만 지난 한해 3조3950억원에 이르며 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이들 공기업이 계획대로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제때 조성하는 건 쉽지 않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 위기로 한전의 부채가 203조원까지 불어나는 등 계획한 해상풍력 사업 추진에 필요한 85조원이란 천문학적인 자금 조달에 필요한 재정 여력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완공 이후 수익을 회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부채비율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자연스레 이들 공기업의 관련 사업 추진도 미온적인 모습이다. 중부발전은 25조원 규모 8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담당자 수는 8명뿐이란 게 허종식 의원실의 설명이다.

허 의원은 “이들 공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외 별도 정책 지원이 없다면 해상풍력 사업 추진도 위축할 우려가 있다”며 “산업부는 컨트롤타워로서 이들 사업이 순항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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