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아시아계 주민이 많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처 도시에서 음력설 행사 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용의자가 범행 직후 달아나 정확한 범행동기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아시아인을 노린 혐오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AP통신, LA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남부에 있는 작은 도시 몬터레이 파크 시내의 한 댄스클럽에서 한 남성이 반자동 총기를 난사했다.
| 아시아계 주민이 많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처 도시에서 음력설 행사 뒤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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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건이 벌어진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선 음력설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행사에는 수만 명이 운집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발표한 인명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사망자 10명, 부상자 10명이다. 부상자들은 각각 인근 여러 의료시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달아났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아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이 불명확한 상황이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남부에 있는 작은 도시 몬터레이 파크 시내의 한 댄스클럽에서 한 남성이 반자동 총기를 난사했다. 사진은 부상자를 구조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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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건 현장 근처에 있던 목격자들의 증언은 하나둘 나오고 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자신의 식당 안으로 3명이 도망쳐 들어와 문을 잠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근처에 반자동 총기를 지닌 남성이 있고, 장전된 탄환을 다 쓴 뒤 재장전을 할 정도로 많은 총탄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는 말을 이들로부터 들었다고 덧붙였다.
|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장소를 찍은 영상 캡처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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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사건 현장이었던 댄스클럽에 있었다는 주민 웡웨이씨는 화장실에 있을 때 총격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화장실에서 나온 그는 용의자 주변에 남녀 시신 3구가 널린 모습을 보고 바깥으로 탈출했다고 전했다. 그가 본 시신 중에는 해당 댄스클럽의 주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 시내에서 경찰이 총기난사 사건 발생 현장 인근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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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몬테레이 파크의 인구는 약 6만명으로 주민의 65%가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에서 온 이민자 집단이 정착해 아시아계가 과반을 차지한 도시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총기난사로 규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초동 수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발표하고 있다. 외교부는 총격 사건과 관련해 “주LA총영사관 영사가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