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투자한 에이투젠, 첫 임상 진입…파이프라인 개발 속도

유한양행, 9월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 에이투젠 1대 주주로
“질염치료제로 호주 TGA서 임상 1상 IND 승인 대기 중”
3월 호주 법인 설립…“상용화 앞당기고자 호주 임상 결정”
“타 후보물질 전임상 결과 취합…내년 1Q 추가 임상 진입”
  • 등록 2022-11-08 오전 8:46:41

    수정 2022-11-08 오전 8:46:4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최대 주주로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사 에이투젠이 이달 중 첫 임상 1상에 진입한다. 이어 내년 1분기에도 현재 전임상 단계의 다른 파이프라인이 잇따라 임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토니모리가 보유한 에이투젠의 지분을 유한양행이 인수하면서 에이투젠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7일 미국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에이투젠은 성인 여성피험자 24명 모집을 목표로하는 ‘LABthera-001’의 임상 1상 계획을 등재했다.

LABthera-001은 미생물 제제의 질염치료제다. 국내에서 주로 처방되는 질염치료제는 항생제인데 반해 LABthera-001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이기 때문에 항생제가 지닌 내성 증가 등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이달 중 임상 1상을 개시해 내년 4월까지 주요 평가변수를 도출하고 같은 해 5월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에이투젠 파이프라인(자료=에이투젠)


에이투젠 관계자는 “현재 호주 식약처(TGA)에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중 IND 승인이 완료돼 임상 1상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한국에서 보낸 임상 피험자 투약을 위한 시약도 이달 중순께 호주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이투젠이 첫 임상 시험 국가로 한국이 아닌 호주를 결정한 것은 마이크로바이옴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규제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호주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먼저 임상을 진행 중인 케이스가 있어 IND 승인이 국내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국내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빠른 상업화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현재 LABthera-001의 임상 2상은 다국적 임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임상 2상은 한국에서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투젠처럼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사들은 한국 식약처보다는 미국, 호주 등지에서 먼저 임상을 진행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의 면역항암제 ‘GEN-001’은 미국과 국내에서 함께 임상을 진행 중이며 고바이오랩의 ‘KBLP-001’, ‘KBLP-002’도 각각 호주·미국·한국, 호주에서 IND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 역시 CLCC1을 호주에서 임상시험하기 위해 지난 2020년 호주에 현지법인을 세운 바 있다.

호주에서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에이투젠도 지난 3월30일 호주 시드니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회사는 LABthera-001 외 가장 진행속도가 빠른 파이프라인인 ‘LABthera-002’의 임상도 내년 호주에서 추가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LABthera-002은 암 악액질을 적응증으로 하는 후보물질로 암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골격근 및 지방조직 손실로 인한 체중감소, 대사 조절 불균형, 음식섭취 감소 증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목표다.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어 에이투젠이 개발에 성공하면 혁신신약이 될 수 있다.

에이투젠 관계자는 “나머지 후보 파이프라인도 연내 전임상자료를 취합해 내년 1분기 중 임상 추가 계획을 정교화 할 예정이며, 국내 및 호주와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월 강지희 에이투젠 대표(왼쪽)와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공동연구 협약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사진=유한양행)


에이투젠의 모기업이 유한양행으로 바뀌면서 에이투젠의 파이프라인 임상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에이투젠의 모기업이었던 1세대 로드숍 화장품 기업 토니모리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 9월 에이투젠 지분을 유한양행에 매각했다. 당시 유한양행은 내년 초 별도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지분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이투젠은 대형제약사인 유한양행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공동연구, 임상비용 지원 등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이투젠 관계자는 “자사 개별인정형 소재를 활용해 유한양행의 ‘와이즈바이옴’과 같은 브랜드 사업의 고급화 및 차별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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