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회사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이른바 ‘생수병 사건’과 관련해 인사 불만으로 인한 범행 가능성이 제기됐다.
| 지난 10월 18일 사무실에서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쓰러진 직원이 근무하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사무실의 모습이다. 10월 21일에도 사무실은 불이 꺼져 있다. (사진=김대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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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된 30대 중반 남성 A씨가 최근 자신의 지방 발령 가능성을 접하고 불만을 품었을 수 있다는 동료의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경찰은 일부 동료의 진술로 범행 동기를 단정할 수 없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각적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앞서 지난 18일 서초구 양재동의 한 회사 사무실에서 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생수병의 물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성 직원은 회복해 퇴원했지만 남성 직원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에서는 지난 10일에도 A씨와 과거 사택에서 함께 살았던 다른 직원 B씨가 탄산음료를 마신 뒤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해자 남성 혈액과 A씨 집, 그리고 B씨가 마신 음료 용기에서도 같은 독성 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두 사건 모두 A씨의 소행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이 마신 생수병에서는 독극물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견이 나와 물병이 바꿔치기 됐거나 버려졌을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A씨는 두 번째 사건 다음날인 19일 무단결근 후 관악구 자택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숨진 채 발견됐다. 집에서는 지문 감식 흔적 등이 있었고, 여러 독극물과 함께 특정 독극물과 관련해 휴대전화로 찾아본 흔적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