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과 뇌 바꾸고 싶다"…고유정, 마지막까지 혐의 부인

  • 등록 2020-02-11 오전 7:57:02

    수정 2020-02-11 오전 7:57:02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제주 전남편 살인사건 범인 고유정이 최후진술에서 다시 한번 선처를 호소했다.

고씨는 10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판사님과 뇌를 바꾸고 싶다” 등 극단적인 표현으로 결백을 호소했다.

고씨는 “제 목숨, 제 새끼 등 모든 걸 걸고 아닌 건 아니다”며 의붓아들 살해 혐의 등을 부인했다. 또 “이 사건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차라리 그 사람이 원하는대로 해줬으면 아무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전 남편 살해 역시 우발적인 정당행위였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사진=연합뉴스
고씨 변호인은 피고인 아들이 전남편 살해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하는 동영상을 틀기도 했다. 이 영상에서 고씨 아들은 ‘엄마가 피해자로부터 공격당해 아파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

고씨 변호인은 “의붓아들 살해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은 소설에서도 보지 못할 어불성설이다. 피고인이 범행했다고 볼 만한 압도적인 범행 증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의붓아들 살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와 관련한 재판부 질문에 고씨는 격앙된 어조로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계획 범행 여부를 계속 추궁하자 고씨는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판사님과 저의 뇌를 바꾸고 싶다. 전혀 아니다”며 흐느끼기까지 했다.

고씨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알 텐데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나 할 정도로 검찰 공소장 내용이 억지다. 이 사건으로 현 남편이 이혼 소송은 물론 돈을 내라는 손해배상 청구까지 제기했다”며 억울해했다. 고씨는 “제가 죽였다면 (의붓아들이) 그렇게 예쁜 모습으로 꿈에 못 나타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고씨 선고공판은 20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제주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훼손, 유기한 혐의(살인, 사체손괴, 은닉)로 기소됐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도 있다. 검찰은 고씨 범행에 인명경시가 뚜렷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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