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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오랜만에 시세를 분출하고 있는 암호화폐시장이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려했던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이 잇달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안도하게 했다.
19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3% 이상 올라 825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강보합권을 유지하며 7350달러까지 올라섰다. 에이다가 13% 가까이 급등하고 있고 트론과 대시 등도 동반 상승 중이다. 반면 이더리움과 리플, 비트코인 캐시 등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본격 상승랠리를 기대하긴 이르다는 반응이다. 1만500달러 언저리에 놓여있는 비트코인 200일 이동평균선 회복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월가 첫 암호화폐 전문 리서치업체인 펀드스트랫 톰 리 리서치 대표는 이날 이같이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200일선보다 30%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시장심리는 양호한 편이다. 우려했던 의회 청문회가 큰 충격 없이 마무리된 때문이다.
그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시장에 대해 분명하고도 확실한 방향을 제시해야할 목표가 있지만 또한 사려깊은 접근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의 혁신을 저해하거나 지연시켜서도 안된다”고 전제한 뒤 “일부에서는 서둘러 암호화폐에 대해 분명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라고 하지만 이처럼 성급한 규제 확립이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하거나 새로운 상품 구조에 대해 잘못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고핀 이사는 “(암호화폐에 대해) 어디까지 증권법을 적용하고 어디부터는 상품이라는 프레임에 맞춰서 규제해야 하는지 파악하는데 있어서 서두르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콜린 피터슨 공화당 하원의원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다수는 일종의 폰지사기와 유사하다”고 지적하자 자리에 함께 한 게리 겐슬러 전 CFTC 위원장은 “우리가 수천년간 선호해온 금(金)과 같은 것이 암호화폐의 배후에 있진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암호화폐는 가치저장 수단이 되고 있고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현대적 형태의 디지털 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인 구조”라며 옹호했다.
다만 미 의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나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암호화폐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제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주최한 암호화폐 관련 청문회에 출석, “암호화폐는 내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에게 중대한 리스크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 가격 버블을 거론하며 “상대적으로 사려깊지 않은 투자자들은 자산 가격이 올라가면 ‘대단하다, 이걸 사야겠다’는 심리로 움직인다”면서 “이는 어떠한 것도 담보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암호화폐는 실제 화폐가 아니며 이를 가지고 화폐가 담당하는 어떤 기능도 할 수 없다”며 “통상 화폐라고 하면 지급결제 수단이 되고 가치저장 수단이 돼야 하는데 암호화폐는 지급결제용으로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고 변동성이 커서 가치저장 수단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로 인해 자금을 은닉하거나 세탁하는 일들이 발생하는 만큼 암호화폐가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매우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아울러 투자자와 소비자 보호 이슈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아직까지 암호화폐시장이 충분히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준은 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연준이 직접적으로 암호화폐를 규제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