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노믹스, 단기 경기효과 좋지만.. 몇년 뒤엔 부메랑 가능성

한은, '주요국 재정정책 동향 및 시사점'
트럼프노믹스, 단기적으로 美 GDP 1.0%p↑
장기적 역효과…민간투자·소비 위축 가능성
정부가 '돈 풀면' 연준이 '돈 흡수'할 수 있어
  • 등록 2018-05-20 오후 12:00:00

    수정 2018-05-20 오후 12:00:00

미국의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 비율과, 감세의 장기 국내총생산(GDP) 증대 효과.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국이 ‘트럼프노믹스’로 경기호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몇 년 안에 역풍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0일 펴낸 ‘주요국의 재정정책 동향 및 평가’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대규모 세제개혁을 통해 세금을 감면하고 재정지출 한도를 확대하는 등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법인세를 영구 감세하고 개인소득세를 인하하거나, 올해 및 내년(2019년) 재정지출 한도를 각각 1430억달러 1530억달러 증액하는 식이다. 이른바 트럼프노믹스다.

이 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0.5~1.0%포인트 상승하는 등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일단 재정지출 한도 확대가 일회성인 점이 지적된다. 지출을 지속적으로 확장하지 않는 한 성장률 제고 효과가 얼마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2020년 이후에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제고 효과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2018~2022년 성장률을 2.9%→2.7%→1.9%→1.7%→1.5%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기과열을 우려한 정책당국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다가 연방준비제도(Fed)가 돈줄을 조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정부부채가 확대되면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확ㅈ아적 재정정책 효과가 소진될 경우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의회예산처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2017년 76.5%에서 2028년 100.8%까지 커질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 정부의 채무부담은 민간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정부가 본격적으로 재정 건전화를 시행할 경우 가계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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