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없는 유튜브로 간다"..스타BJ 아프리카TV '이탈'

상업방송 문제 놓고 대형BJ와 아프리카TV 간 '충돌'
국내 규제 받는 플랫폼사 특성상 상업방송 규제 필요
대도서관 "규제없는 유튜브로 가겠다"..아프리카TV '섭섭'
  • 등록 2016-10-17 오전 8:28:29

    수정 2016-10-17 오전 8:28:2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내 대표 1인 동영상 콘텐츠 제작자중 하나로 꼽히는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실시간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를 이탈해 유튜브로 주 활동무대를 옮긴다고 선언했다.

대도서관의 이탈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추정마저 나오고 있다. 아프리카TV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국가·공공 기관의 직접 규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 문제마저 불거지고 있다.

스타 BJ “플랫폼사 횡포”, 아프리카TV “방송 책임 있어야”

대도서관은 지난 14일 유튜브를 통해 아프리카TV가 개인 광고 수익에까지 욕심을 내고 있다며 ‘갑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아프리카TV 방송 활동 정지가 결정된 직후였다.

그는 “유튜브에서는 BJ들의 광고·수익 활동에 아무런 규제가 없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자신들의 방송 활동을 통제할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대도서관은 “(간접광고 등의) 약관 자체를 어겼냐, 그렇지 않냐는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는 눈엣가시였고 이번에 꼬투리를 잡힌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어 “(아프리카TV에 대해) 다시 알게 됐다”며 “앞으로 유튜브에서 (주로 실시간) 방송할 것이며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유튜브를 통해 심경을 토로하는 스타BJ 대도서관(나동현) 유튜브 화면 캡처
반면 아프리카TV는 대형 BJ인 대도서관의 ‘책임있는 방송 자세’가 필요하다며 ‘섭섭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 방송 선도 사업자로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했다”며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대도서관에 요구했을 뿐인데도 격앙된 반응을 보여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국내 인터넷 사업자로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 올해 들어서는 일부 아프리카TV BJ들이 욕설, 소수자를 차별하는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일부에서는 아프리카TV를 단순 플랫폼이 아닌 방송으로 봐 직접 규제를 해야한다는 의견마저 나왔다.

올해 국정 감사에서도 인터넷방송 BJ들의 일탈이 언급됐다. 아프리카TV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단순 플랫폼이 아닌 사회적 책임을 가진 미디어로서의 역할이 강조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도서관 같은 대형 BJ들의 상업 방송을 무작정 용인할 수는 없다.

아프리카TV 관계자도 “영향력 있는 BJ가 직접적인 상업광고를 진행했다는 것은 차후 문제가 될 수 있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아프리카TV로 모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tv팟, 판도라 전례 되풀이 될까

문제는 아프리카TV에 가해지는 역차별적인 규제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어려운 상태에서 아프리카TV에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일종의 역차별”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유튜브나 페이스북도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박원순 서울 시장 등 유명 정치인들의 방송·소통의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은 우리 정부가 물리적으로 규제하기 쉽지 않다. 예컨대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 스트리트뷰의 개인정보 불법 수집에 대한 조사를 이행하기까지 5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카카오톡 알림톡 문제에 대해서는 2주만에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기간도 50여일에 달한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점은 정부 규제로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사만 반사 이익을 볼 때다. 대표적인 예가 유튜브다. 2000년대 중반까지 판도라TV, 다음TV팟 등 국내 동영상 업체들이 시장 수위에 있었다. 2005년 시작했던 유튜브는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았다.

음란 콘텐츠를 문제로 정부가 국내 동영상 콘텐츠 업체들에 대한 직접 규제에 나서자 사용자들은 규제가 없는 유튜브로 옮겨갔다. 이후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콘텐츠 시장을 완전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유튜브의 국내 동영상 시장 점유율은 업계 추정 80%에 달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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