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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고 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오곡백과가 익는 계절이다. 대대로 추석은 일년 중 먹을 것이 가장 푸짐한 때였다.
그렇다면 올해 한가위도 과연 그럴까. 우리 경제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요즘이다. 이데일리가 한국은행 등의 통계를 토대로 최근 우리나라 각 지역들의 경제 사정을 점검해봤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요즘 부산·경남 지역처럼 우울한 곳이 있을까. 동남권 경제벨트는 대한민국 제조업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1970년대 이후 40여년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고, 그 지역 자체도 쑥쑥 성장했다. 울산 거제 등은 그야말로 산업도시의 대명사다.
그런 동남권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의 한복판에 서있는 탓이다. 고도성장기 우리 경제를 맨 앞에서 이끌던 선봉장인 조선산업 기계산업 등이 모두 부진한 상태다. 이번 불황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 보인다.
부산부터 보자. 올해 2분기 부산의 조선산업은 생산과 수출 모두 크게 감소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부산 조선산업의 2분기 수출액은 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4% 급감했다. 앞서 1분기 때는 39.0% 떨어졌다. 지난해 전체로 봐도 23.3% 하락했다.
남석모 한은 부산본부 과장은 “조선산업 뿐만 아니라 조선기자재산업의 고용 악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부산시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구조조정에 따른 부산지역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인력 감축은 38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 이후 더 늘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역에서는 정부와 부산시가 지원대책을 강구하긴 하지만 당분간 전세계 조선업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어려움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 지역의 기계산업도 부진 일로다. 2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2% 급감했다. 2012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일단 조선업이 부진하다 보니, 덩달아 위기가 찾아왔다. 세계경제 저성장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대표적인 건설기계인 굴삭기의 경우 중국 내수시장의 위축으로 수출 난관에 봉착했다. STX조선의 협력사인 포스텍 등의 기업들은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산업별 통계는 위기감이 더 두드러진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무려 8만명 줄었는데,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에서는 7만명 증가한 것이다. 주력 제조업에서 고용 한파에 직면한 인력이 사업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역경제 전체의 생산성 측면에서는 좋지 않은 신호다.
7~8월 동남권의 수출도 감소했다. 선박, 자동차, 자동차부품, 석유정제, 기계, 철강 등 대부분 품목에서 줄어든 것으로 한은 모니터링 결과 나타났다.
대구·경북권의 사정은 그래도 동남권보다는 더 낫다. 7~8월 중 대경권 경기는 2분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수요 △설비투자 △건설투자 △수출 △고용 등 각 지표에서 직전달보다 더 나아지거나 그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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