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리아 정부 최고위층 인사인 리아드 히자브 총리가 6일(현지시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이탈해 해외로 망명했다. 히자브 총리는 수니파 출신이면서도 알라위파(시아파의 분파)가 득세하고 있는 시리아 집권 바트당에 충성하면서 아사드 정권의 안정성 유지에 기여해 왔던 인물로 총리의 망명은아사드 정권의 안정성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 ▲ 리아드 히자브 총리가 지난 6월 아사드 대통령으로부터 총리 임명을 받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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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에 따르면 히자브 총리는 전일 가족과 함께 시리아 국경을 넘어 요르단으로 피신했다. 시리아 반군은 “히자브 총리가 반군에 합류하기 위해 정권을 이탈했다”며 탈출 작전은 시리아 반군이 주도해 도왔다고 주장했다.
반군 대변인은 “(수니파인)총리의 이탈은 아사드 정권이 이제 아사드 일가와 소수 종파의 지지로만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상황은 정권 내 고위 인사라도 가족의 안위를 위해 정권 이탈을 고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대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 측도 “반군 단체의 도움을 받아 수일 내에 장성과 관료들 몇 명이 더 요르단으로 망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히자브 총리외 장관 2~3명과 고위 군 간부가 정권을 이탈했고 이중 재정부 장관은 체포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반군측은 장관들의 추가 이탈 사실을 아직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권 고위 인사가 무더기로 탈출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자 미국은 시리아 정부 붕괴가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난민 대책, 화학무기 통제, 치안 공백 완화 등 ‘포스트 아사드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리비아에서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되기 전 고위층 인사들이 잇달아 망명하면서 반군을 지지한 바 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제2의 도시 알레포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정부군은 전일 다마스쿠스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지만 친정부 성향인 시리아 국영 TV와 라디오 방송국은 이날 반군의 폭탄 공격을 받았다. 알레포에서도 화력에 밀렸던 반군이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반격에 나서면서 외과지역에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리아 반군 대변인은 “알레포는 터키와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로 반군은 알레포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