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者들

  • 등록 2012-06-25 오전 9:33:50

    수정 2012-06-25 오전 9:33:50

[이데일리 이승형 산업부장] 차고 넘쳐난다. 사회 곳곳에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자들 투성이다. 특히 권력과 정보를 독점한 이른바 ‘기득권자’들이 국민들을 우롱하고, 무시하기 일쑤다.

104년 만에 가뭄이라는데 4대강 추진본부 관계자라는 사람이 “가뭄은 착시현상”이라며 문제될 게 없단다. 대통령은 한술 더 떠 “4대강 사업으로 홍수와 가뭄 모두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자화자찬이다. 사실 관계를 무시한 ‘유체이탈’ 화법의 절정을 보는 듯하다.

바닥을 드러낸 280여개의 저수지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밭이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 보다.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가. 세상에 어느 국민이 4대강 사업 때문에 ‘가뭄이 성공적으로 극복되고 있다’고 믿는다는 말인가.

민간인 불법사찰,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수개월에 걸친 수사가 ‘앙꼬 없는 찐빵’처럼 허탈하게 끝을 맺더니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도 비서 둘이서 한 짓이란다. 그래서 ‘윗선’이고 뭐고 다 잘못한 게 없단다.

다 이렇게 국민들에게 ‘통보’하는 식으로 발표하면 믿어줄 것이라 생각했을까. 국민들을 바보로 생각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바보가 되긴 했다. 세금으로 월급주고 수사 시켰는데 면죄부만 달랑 주고 오는 모습을 봤으니까.

이런 일도 있었다. 이석기라는 이름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애국가 어쩌고 하며 논란을 일으키더니 “내가 무너지면 줄줄이 다 무너진다”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단다. 도대체 뭐가 무너진다는 것일까. ‘자신이 무너지면’ 다른 이들이 다 ‘산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인가. 그는 정녕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가.

이렇게 나라 안에 국민들을 낮잡아 보는 자들이 많다보니 나라 밖에 있는 자들도 그런가 보다. 이웃 나라 깡패 하나가 벌건 대낮에 우리나라 수도 한복판에서 위안부 소녀 동상 옆에 말뚝을 세웠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란다. 이 깡패는 자기 집으로 돌아가 냉큼 인터넷에 자신이 한 짓을 자랑까지 했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일본이란 나라에 이런 깡패들이 위 아래로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 나라 자체가 핵무장을 합법화하며 과거와 같은 ‘깡패 국가’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래저래 국민들만 안팎으로 치이고 산다. 이렇게 무시당하고도 사는 걸 보면 우리 국민들 참으로 무던하다.

그러나 알아야 한다.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죗값은 반드시 치르게 마련이다. 국민들은 MB 정권을 위한 ‘면죄부 행진’도 곧 있으면 막을 내릴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이 행진을 주도했던 이들에 대한 심판도 멀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또 부정한 방법으로 국회의원 됐다가 어떤 최후를 맞게 되는지도 잘 알고 있다. 국민들은 또한 핵을 내세우며 이웃들을 겁박하고 위협하다가 어떤 비참한 결과를 낳게 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지금도 국민들을 바보로 알고 뭔가 ‘수작’을 꾀하는 자들이 있다. 한번쯤은 ‘진짜 바보’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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