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30년 가까이 보유해온 일본 마쯔다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너럴모터스(GM)는 `빅3`의 또 다른 멤버인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포드 인수를 추진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그만큼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위험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들이 이어지고 있다.
◇ GM-크라이슬러 합병 협상 좌초..곧 재개될 듯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각) GM이 최근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해 왔으나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인수회담이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장이 안정되는 즉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서버러스는 이번 협상에 있어 크라이슬러 보유지분을 GM에 넘기는 대가로 GM으로부터 GMAC 잔여지분 49%를 인수하는 내용의 스왑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GM은 크라이슬러에 앞서 포드에도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빅3` 중 2개사가 인수합병(M&A)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현실은 자동차 업계에 직면한 위기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방증한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생산비용과 경기후퇴(리세션) 우려가 이미 업계 실적에 치명타를 입히기 시작했다.
특히 북미시장 의존도가 높은 크라이슬러의 상처가 깊다. 지난 9월 GM의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크라이슬러의 매출은 두 배인 33%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이에 크라이슬러는 지난 14개월간 공장 설립 등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들을 연기하거나 중단해 왔다. 최근 유럽 사업규모를 크게 줄인 GM은 추가 비용절감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의 합병을 통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GM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동성이 부족하고 자본조달이 용이치 않으면 생산체계 개편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지출되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WSJ는 GM이 크라이슬러 인수를 통해 낙관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분석했다. GM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더 큰 문제덩어리를 안게되는 셈`이라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질 것으로 내다 봤다.
이에 앞서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는 유동성 감소를 이유로 GM의 IDR(Issuer Default Ratings) 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GM이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외부 소스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하고, 2008년 말까지 유동성 감소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