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7일 이전에 제조돼 수입된 것에 대해선 수입이 금지되지 않지만, 신형 휴대폰에 대한 수입금지로 대다수의 휴대폰 제조업체와 서비스 업체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TC는 지난해 10월 퀄컴이 브로드컴의 휴대폰 배터리 전원과 관련한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바 있으며, ITC는 브로드컴이 제기한 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 EV-DO(Evolution Data Only) 칩 및 WCDMA 기술을 채택한 휴대폰의 수입 금지 요청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당초 지난 달 초 결론이 지어질 예정이었지만, ITC가 숙고하면서 결정은 다소 미뤄졌다. 관련기사 ☞ 퀄컴 수입금지 제재 당할까..IT 업계 `긴장`
◇휴대폰 제조 및 서비스 업체 타격 `불가피`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를 비롯, 교세라, 모토로라 등 관련 퀄컴 칩을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 제조업체 및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AT&T, 스프린트 넥스텔, 도이치 텔레콤의 미국 사업부 T모바일 온라인 등 휴대폰 서비스 업체들이 모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퀄컴 칩은 대개 아일랜드 및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만들어진 뒤 해외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의해 휴대폰에 장착돼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다.
따라서 브로드컴은 특허 침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퀄컴 칩 내장 휴대폰의 수입 금지`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우스만 교수는 "퀄컴 칩 내장 3G폰 수입 금지는 삼성전자, 스프린트 등의 업체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레베카 아보거스트 시트펠 니콜라우스 통신담당 애널리스트도 "단기간에 현재 모델들이 구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형 모델 수입을 금지하는 이번 조치는 관련 업체들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클 코헨 퍼시픽 아메리칸 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조치는 퀄컴보다는 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스프린트와 버라이존 등은 음악과 비디오, 웹 검색 서비스 등이 가능한 EV-DO 서비스 네트워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만큼 브로드컴의 움직임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브로드컴과 퀄컴의 앙숙 관계는 지난 2004년 TV 및 셋탑박스용 칩을 주로 생산해 온 브로드컴이 휴대폰용 칩 시장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구체화됐다.
스콧 맥그리거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오는 2009년까지 휴대폰용 브로드밴드 칩 시장 점유율을 10~15%까지 잡겠다"고 말하는 등 이 시장에 대한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아이서플라이 집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휴대폰 용 칩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WCDMA 기반 시장의 33%를 점유하고 있다. 브로드컴의 점유율은 아직까진 1.4%에 불과하다.
◇퀄컴 "제소하겠다"
ITC의 결정은 앞으로 60일 안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가한 뒤 효력이 발생되며, 부시 대통령은 이 권한을 수잔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위임한 바 있다.
퀄컴은 연방법원을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해 제소할 수 있으며, 퀄컴과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제소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루오 루핀 퀄컴측 고문은 "이번 ITC 조치는 적절치 않다"면서 "대중의 이해와 공공의 안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퀄컴 실적엔 단기적인 악재가 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론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