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죽쑨 美 소매업 `상품권이 살릴까`

  • 등록 2006-01-11 오전 9:10:08

    수정 2006-01-11 오전 9:35:11

[이데일리 홍정민기자] 미국 소비자들이 새해를 맞아 지난해 말 선물로 받은 상품권으로 물품 구매에 나서면서, 지난해말 매출 부진에 실망했던 업체들에 새로운 실적개선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최근 며칠간 수백만명의 쇼핑객들이 상품권으로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상점으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상품권이 회수되기 전까지 매출실적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상품권 사용고객 증가 추세는 소매업체들의 1월과 1분기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며, 지난해 연말 판매 실적 부진에 실망했던 업계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월마트, J.C페니 등의 소매업체들은 상품권 고객들에게 정가에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몇주 앞당겨 봄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실적은 고무적이다. UBS와 국제쇼핑센터위원회(ICSC)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71개 상점의 지난 한주간 동일점포매출은 전주 대비 3.7% 늘었다.

미국내 9000개 상점의 판매실적을 집계하는 존슨 레드북 지수는 같은 기간 3.2% 증가했다.

ICSC의 마이클 P. 니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판매실적이 견조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상품권 회수율이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피니언 리서치가 1000명의 쇼핑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1월에 보유하고 있는 상품권 액수의 약 38%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상품권 사용률은 40%로 전년 대비 2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지금 당장 상품권을 사용하기보다 좀 더 좋은 상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

아메리카 리서치 그룹의 C. 브릿 비머 회장은 최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객들은 현금을 갖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살때만큼, 상품권을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신중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품권이 공짜 돈이라는 생각은 이제 사라졌고, 소비자들은 좀더 가치있고, 특별한 것을 구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150달러짜리 상품권을 선물로 받은 사는 크리스 노블스는 "상품권을 갖고 지금 물건을 살 지, 더 좋은 상품이 나올때까지 기다릴지 고민중"이라며 '아마도 보다 좋은 봄 신상품이 출시될 때를 기다려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상품권 판매가 주로 할인 품목에만 집중돼 있어 실제 매출 기여도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니미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업체들의 이익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봄 신상품이 많이 팔려야 하지만, 소비자들은 상품권을 이용해 보다 싼 값에, 많은 물건을 사려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메리카 리서치 그룹이 지난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품권을 사용한 조사대상 소비자 가운데 89%가 할인 품목만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정가에 물건을 구입한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ICSC가 의뢰해 오피니언 리서치가 실시한 설문조사는 보다 낙관적이다. 응답자 가운데 39%가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 이후 가격이 대폭 할인된 의류 등을 구입했다고 밝힌 반면, 40%는 신상품을 살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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