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를 겁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글로벌 제약사 거물들과 잇달아 연쇄회동을 가진 뒤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격려한 자리에서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당부하며 이렇게 역설했다. 비록 삼성의 바이오사업이 후발주자이긴 하나 삼성전자의 반도체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 글로벌 1위로 자리매김한 만큼 앞으로도 글로벌 협업 및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확대,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게 이재용 회장의 복안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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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재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동행했던 이 회장은 그간 현지에 머물며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J&J)·지오반니 카포리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누바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케빈 알리 오가논 등 5개 글로벌 제약사 CEO들과 잇달아 만나는 광폭 행보를 벌이며 바이오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자는 의지에 따라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이어 설립, 사업을 본격화했는데, 이들 글로벌 기업이 바이오사업의 성장판 역할을 했다는 게 정설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과의 협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비교적 짧은 사업 기간 CDMO 1위를 달성한 배경”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을 시판 중으로, 향후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바이오 리더들과의 연쇄회동은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글로벌 협업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