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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쟁점은 A씨가 여성을 훔쳐보기 위해 PC방에 들어간 행위가 건조물침입죄를 구성하는지 여부였다.
1심과 2심은 A씨의 공연음란죄 및 건조물침입죄 모두를 유죄로 판단해 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 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함께 내렸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다면 거주자가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 해도, 그 주거의 형태·용도·성질, 외부인 출입 통제·관리 방식 등을 따져 객관적·외형적으로 ‘사실상의 평온 상태’가 침해돼야만 주거침입죄가 된다는 새로운 법리를 확립했다.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가게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 방법으로 들어갔을 경우 ‘사실상의 평온 상태’가 침해된 것이 아니므로 주거 침입이 아니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이 사건 PC방에 통상적인 출입 방법으로 들어간 사실을 알 수 있고, 달리 건물 관리자의 사실상 평온 상태가 침해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건물 관리자는 A씨가 컴퓨터를 이용하는 여성의 몸을 훔쳐볼 목적으로 PC방에 들어갔다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그의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는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