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에 진심인 고양시…"자연·사람이 공존한다"

COP28 국내 유치 무산에도 정책은 '계속'
이재준 시장, COP26 참석 탄소중립 소개
"기후위기 대응 친환경도시 만들어 갈 것"
  • 등록 2021-11-09 오전 9:12:17

    수정 2021-11-09 오전 9:12:17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유치에 그 어떤 도시보다 적극적이었던 고양시.

정부는 최근 2023년 개최 예정인 COP28 개최권을 아랍에미리트에 양보하기로 했다.

수년여에 걸쳐 COP28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고양시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힘이 빠질만도 하지만 이를 통해 ‘탄소중립’을 향한 고양시의 진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탄소중립’을 향한 시의 노력이 단순히 행사 유치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COP26 행사가 열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준 시장이 COP26 도시세션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고양시 제공)
9일 경기 고양시에 따르면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세계 197개국이 참여하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가 열리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지구온난화 방지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회의로 고양시는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도시의 자격으로 이재준 시장이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이하 UNFCCC)의 공식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준 시장은 “고양시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시민햇빛발전소, 신재생에너지 확충, 친환경자동차 보급지원 등 탄소 절감에 힘쓰는 중”이라며 “도심공원부지 확보와 하천 100리 숲길, 도심숲 조성 등 파란 하늘과 숲, 사람이 공존하는 친환경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오른쪽)이 오바이스 사메드(Ovais Sarmad) UNFCCC 부사무총장과 UGIH 시범사업 추진 의향서(LOI)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고양시 제공)
이재준 시장, COP26에서 고양시의 탄소중립 정책소개

지난 1일 이재준 시장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도시세션 개막식에서 ‘도시를 위한 기후혁신과 시스템 전환’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각국 도시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오후 세션에서는‘도시의 현재, 고양의 성과 및 미래비전’을 주제로 고양시의 탄소배출 절감 노력과 정책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도시는 탄소 배출의 주범이면서 동시에 기후 문제해결의 열쇠인 만큼 기후변화해결에 동참해야 한다”며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세계의 도시들이 지혜를 모으고 기후행동 플랫폼인 유엔 글로벌 혁신허브(UN Global Innovation Hub, UGIH)에서 믿음직한 파트너로서 해결책을 찾자”고 제안했다.

UNFCCC가 마련하고 있는 UGIH는 각 도시간 협력적 네트워크를 통해 온실가스 계정시스템을 적용해 도시 내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기후변화 문제 해결의 주체인 도시들이 당면한 문제를 공유해 기술과 정책을 개발하며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지난 4일 이 시장은 UGIH의 일부이면서 탄소저감 이행을 측정하는 시스템인 ‘온실가스 계정시스템’의 개발 및 운영을 위한 의향서를 오바이스 사메드(Ovais Sarmad) UNFCCC 부사무총장과 체결하고 면담을 가졌다.

고양시는 UNFCCC 협력도시로서 탄소중립도시 조성을 위해 선도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강력한 국제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탄소저감 데이터를 활용해 모듈검증, 표준화 작업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고양시민이 참여해 완공한 시민햇빛발전소 7호기.(사진=고양시 제공)
“푸른 별 지구를 지킨다”…탄소중립 시대준비

고양시는 2015년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채택된 파리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의 32.8%에 해당하는 총 225만8000톤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2030년까지 에너지 자립률 20% 달성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시민햇빛발전소는 올해까지 7개소, 내년에는 4개소를 추가해 총 11개소가 가동된다. 또 친환경적인 음식물쓰레기처리시설인 고양바이오매스 시설을 운영해 연간 4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2024년까지 시비 224억 원을 투입해 마을버스와 시 관용차량 전체를 전기차로 구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242개 단체 7337명이 연대해 탄소중립시민실천연대를 발족하고 △고양시 기후위기 비상선언 △2050 탄소중립 선언 △고양도시포럼 △고양시 기후환경학교 △고양환경영화제 등 교육과 행사도 개최해 시민들과 함께 탄소중립 사회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실천하고 있다.

장항습지 전경.(사진=고양시 제공)
고양 장항습지 ‘람사르습지’ 지정

지난 5월 고양시 한강하구에 위치한 장항습지가 국내 24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 이는 2010년 고양시가 처음으로 장항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한 이후로 11년 만에 거둔 성과다.

람사르습지는 전세계적으로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을 가진 곳,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물새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곳을 지정해 보호하는 습지로 장항습지의 람사르습지 등재는 환경적인 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장항습지는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기수역이며 대륙간 이동물새의 중간기착지로 매년 3만여 마리의 새들이 찾는다. 또 재두루미·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큰기러기·붉은발말똥게 등 멸종위기동물을 포함해 1066여종 이상의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시는 장항습지 탐조대 3곳을 조성해 시민들이 장항습지와 새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했으며 대덕생태공원, 고양생태공원, 행주산성역사공원 등 한강수변지역을 휴식과 생태체험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심 숲.(사진=고양시 제공)
나무권리선언, 도심 속 녹지·근린공원 확보

고양시는 사람과 나무가 공존하는 ‘나무권리선언’을 발표하고 △가로수의 무분별한 가지치기 제한 △30년 이상 된 나무의 벌목 원칙적 금지 △가로수 2열 식재 의무화 등 공공수목관리의 기본개념을 정립했다.

도시공원 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장기미집행 공원 7곳에 대해서는 토지매입과 공원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관산, 토당제1, 탄현, 자전거 공원은 토지매입을 추진하고 행주산성, 대덕, 화정공원은 창릉 신도시와 연계한 그린벨트 훼손지 복구 사업으로 공원화를 추진 할 계획이다.

관산근린공원은 올해 5월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탄현근린공원은 일부구간을 생태숲으로 복원해 생태놀이공간, 나비곤충원, 야생초화원 등을 조성해 자연생태를 배우고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녹지를 넓히기 위해 공릉천 등 7개 하천 40㎞구간에 고양하천 푸른숲 100리길을 조성했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을 즐기고 휴식할 수 있도록 아파트 단지 사잇길 조성, 공동주택 조경 녹화, 학교숲도 적극 조성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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