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택가격 상승에 가려졌지만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과 경기 외곽 지역은 주택 수요 위축과 함께 가격이 하락세다. 지방의 미분양 비중은 2015년말 40%에서 올해 7 월말 76%까지 증가했고 아파트 초기분양률과 청약경쟁률에서도 약세가 뚜렷하다. 가계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으로 유동성 확대가 제한돼 지방의 부동산 투자심리는 상당 기간 위축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2008년처럼 미분양이 급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지금 광역시와 수도권은 미분양이 오히려 감소해 전 지역에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던 2008년과는 다른 상황이다. 2000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는 물가·소득지수 증가 추이와 궤를 같이 하고 2010년 이후 세계 주요국 가들과 비교해도 주택가격 상승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 대출 규제에 공급 과잉까지 감안할 때 주택·분양경기의 하락 압력은 높지만 ‘폭락’보다는 ‘조정’ 수준이 될 것이다.
건설사 대응능력은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다르다. 침체 초기에 기분양·준공 현장에서 우수한 분양률과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설사는 본격 침체기에 대비할 시간과 여력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는 수주나 분양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유지 하는데 긍정적이다.
길고 길었던 해외건설 손실은 이제 마무리 단계다. 상당수 손실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고 손실 프로젝트의 익스포저도 크게 감소했다. 프로젝트 원가율은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며 빅배스(부실자산 일시반영 회계처리) 재발 가능성도 크지 않다. 다만 기술력과 원가경쟁력 수준 등을 감안할 때 경쟁입찰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건설사 이상의 영업수익성을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예정 원가율 조정이 컸거나 예정원가율 조정이 확대되는 업체의 경우 원가율 관리 역량에 대한 중점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수주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흥국 리스크가 확대돼 신규 수주 채산성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경쟁입찰로 단기간 신규수주가 크게 증가한 업체는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