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기대·증시불안`에 암호화폐 갈팡질팡…비트코인 920만원대

[이정훈의 암호화폐 투데이]비트코인 가격 1%안팎 상승
이더리움 다시 51만원대로…이오스·트론·NEM 등 4%대 ↓
증시 불안엔 반사익…비트코인 ETF 기대 두고 `갑론을박`
美투자자 4명중 3명 "암호화폐 투자는 매우 위험" 부정적
갤럭시디지털·비트메인 등 암호화폐기업 잇달아 증시行
  • 등록 2018-07-31 오전 8:15:54

    수정 2018-07-31 오전 8:16:11

최근 나흘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그래픽=빗썸)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암호화폐시장이 뚜렷한 방향 없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기대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암호화폐도 안정적으로 횡보하는 모습이다.

7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2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1% 가까이 상승하며 92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로 거래되는 4대 거래소 시세를 평균한 코인마켓캡에서는 0.35% 하락하며 816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1% 가까이 하락하며 다시 51만원대로 주저 앉은 가운데 이오스와 트론, 대시 등이 4~6%씩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 ETF 기대감이 여전하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이날 킨-와이 라우 팻피시인터넷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ETF가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받아 들여질 날이 머지 않았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시장참가자들이 비트코인 ETF에 지나치게 주목하고 있다”며 불편함을 표시하면서 “그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5달러나 100달러 어치 암호화폐를 가지고 아무 골목에서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암호화폐 채택이 늘어나는데 관심을 가지는 편이 낫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호감도는 낮아진 모습이다. 미국에서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네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암호화폐 투자가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와 공동으로 1만달러 이상을 주식과 채권, 뮤추얼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는 2000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75%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고 답했다. 이 때문인지 ‘현재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투자자도 전체 응답자의 2%에 불과했다. 또 70% 이상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이 없다”고 응답했다. 다만 26%는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이 크다”고 답했지만 단기적으로 실제 구입할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결국 여론조사 결과대로 라면 현재 암호화폐 보유자 비율이 크게 낮아지고 앞으로 투자할 계획도 많지 않은 것은 암호화폐 투자가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지 2%만 “암호화폐 투자가 매우 위험하지는 않다”고 답했고 23%는 “다소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비트코인이나 암호화폐에 대한 인지도 자체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29%만이 “암호화폐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과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해 관심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는 투자자가 남성의 경우 3%였던 반면 여성은 1%에 불과했고, 18~49세의 경우 3%가 보유하고 있었지만 50세 이상은 1%에 다소 못미쳤다.

그러나 암호화폐 기업들이 서서히 양지로 나오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보탬이 되는 소식이다. 이날 마이크 노보그라츠가 운용하는 암호화폐 전문 투자은행인 갤럭시디지털홀딩스가 우회상장을 통해 캐나다 토론토 TSX벤처거래소에서 8월1일부터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 하드웨어업체인 중국 비트메인은 해외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선다고 밝혔다. 홍콩과 뉴욕 등 달러로 거래되는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IBM이 영국 바클레이즈, 미국 씨티그룹과 함께 은행들이 손쉽게 분산원장기술(DLT)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 블록체인 앱스토어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날 IBM은 은행들이 가입돼 있는 세계 최대 외환거래망인 외환동시결제시스템(CLS)과 함께 레저커넥트(LedgerConnect)라는 합작사를 만들고 바클레이즈, 씨티그룹을 창립 회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레저커넥트는 핀테크업체와 금융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은행권 벤더들을 모아 은행들이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또는 퍼미션드 블록체인(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앱 스토어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에코시스템을 형성하고 참여하는 은행들에게는 네트워크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미 IBM은 물론이고 바톤시스템즈, 칼립소, 캅클락, 엠퍼시스, 오픈리스크, 신스왑, 퍼시스턴트 시스템즈 등 주요 은행권 소프트웨어 벤더들을 참여시키기로 하고 9곳의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개념증명(PoC)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들은 고객신원확인(KYC)와 제재 모니터링, 담보관리, 파생상품 거래후 정산과정, 시장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케이스 베어 IBM 금융시장 부대표는 “안전한 네트워크와 이미 입증된 인프라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앱 스토어를 갖추게 되며 여기서 은행들은 인증된 핀테크와 소프트웨어업체들로부터 앱을 공급받을 수 있다”며 “은행들은 비용이나 복잡성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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