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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가톨릭 및 개신교에서 말하는 야훼나 이슬람에서 말하는 알라는 같은 신을 칭하는 용어다. 유일신인 하느님은 결국 하나이다. 그러나 인간은 예수와 무함마드를 신격화하고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이라는 이름으로 각기 다른 교리를 주장하며 끊이지 않는 여러 갈등을 빚어내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두 명의 군인이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모형이 눈에 띈다. 한 명은 가톨릭 신자이자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미국 최정예 특수부대인 미 해군 네이비실팀(NAVY SEAL TEAM) 6 대원이다. 그는 전투에 나가기 전 한 손에 묵주를 다른 손엔 총을 들고 경건한 모습으로 기도하고 있다.
반대편의 군인은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자 알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는 지하드(jihad) 전사인 알 카에다(Al-Queda) 부대원이다. 냉전시대의 마스코트인 소련제 AK 47소총과 알라의 요술봉이라는 RPG-7을, 다른 손엔 이슬람 염주를 들고 기도하며 코란을 읊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작품의 제목은 ‘자유의 전사’다.
‘신을 향한 항해’는 이슬람, 힌두교, 가톨릭, 불교, 개신교 등 5대 종교의 지도자들이 금으로 칠한 초라한 목선을 타고 인류의 구원을 위해 항해를 한다는 설정의 작품. 그러나 이들의 모습은 진정으로 인류를 구원한다기보다 바람에 휘날리는 일종의 허깨비처럼 허망하게 표현했다.
진 작가는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 2006’의 최연소 작가로 선정된 이후 2009년 오스트리아 린츠의 퀴베 비엔날레를 비롯해 2009년 터키 이스탄불미술관, 2010년 독일 보훔미술관,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2013년 삼성미술관 리움, 2014년 로마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진 작가의 작품들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대구시립미술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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