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시중은행의 집단대출 제공 거부로 분양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양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중도금 대출 입찰에 참여한 은행이 단 한 곳도 없는 사업장까지 생겨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규 분양 아파트 중도금 대출 심사나 리스크 관리 감독 강화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집단대출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3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을 대상으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 관련 여신심사 적격성 검사에 들어갔다. 집단대출이란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시공사 보증으로 계약자에 대한 개별심사 없이 중도금 및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집단대출 관리 강화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건설사 입장에선 집단대출이 어려워지면 적기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공급 일정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계약자들도 대출 금리가 올라 중도금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