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동작을 반복하면 어깨 운동 범위가 틀어지고 이는 어깨충돌증후군이나 슬랩병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깨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어깨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은 물론 평소 복근을 강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 투구 동작, 어깨 운동 범위 틀어지는 ‘내회전제한’ 유발
야구에서 강한 투수진은 승부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때문에 야구 연습에는 투구와 캐치볼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투구 동작은 어깨와 팔을 과도하게 뒤로 젖혔다 빠른 속도로 던지기 때문에 오랜 시간 반복하면 어깨 관절이 손상, 크고 작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야구공을 던지는 기전은 5단계로 나뉜다. 공을 던지기 위해 하체를 움직이는 와인드업, 팔을 뒤로 회전시켜 최대로 젖히는 코킹단계, 공을 앞으로 던지는 가속단계, 공이 손에서 떨어지고 어깨 회전 속도가 주는 감속단계, 몸통과 하체를 움직여 속도를 제어하는 팔로우드로가 그것이다. 이 5단계 중 어깨 손상을 유발하는 것은 코킹단계와 가속단계, 감속단계다.
무리한 투구 동작이 반복되면 내회전제한이 일어난다. 내회전제한이란 공을 던지는 어깨가 던지지 않는 쪽에 비해 내회전 반경이 줄고 그만큼 외회전이 증가한 상태를 말한다. 던지기 동작은 인체에서 가장 빠른 움직임으로 이때 어깨 관절의 주변 조직이 자극을 받아 변형되고 손상된다. 보통 내회전이 20~25도 감소한다.
내회전제한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공을 던지는 쪽 팔을 등 뒤로 돌려 손을 척추선을 따라 올릴 때 견갑골까지 올라가지 않거나 반대쪽 팔보다 덜 올라가면 짝짝이 어깨, 내회전제한을 의심해야 한다.
내회전제한이 있으면 경기력에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어깨충돌증후군이나 슬랩병변과 같은 주요 야구 부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은 어깨힘줄인 회전근개가 손상돼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4개의 회전근개 중 팔뼈와 어깨뼈 사이를 지나는 극상근건이 어깨뼈 끝의 견봉과 마찰, 손상된다. 팔을 어깨 위에서 움직이고 회전시키는 동작이 많고 반복할수록 견봉 아래 간격이 좁아져 어깨충돌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어깨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힘줄이 아예 끊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진단 어려운 슬랩, 젊은 일반인에게 자주 발생
즉, ‘슬랩’은 이 어깨 연골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야구 투구 시 무리하게 공을 던지거나 반복적인 손상이 미세하게 가해지는 경우에 생기기 쉽다. ‘슬랩’은 어깨관절의 불안정성이나 회전근개파열 등 다른 질환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X-ray를 찍어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진단이 어렵다. 어깨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팔을 밖으로 돌렸을 때 소리와 함께 통증이 동반되는 증상이 있으나, 자의적으로 타 어깨질환과 구별하기는 힘들다. 게다가 아주 심한 통증이 아니라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어 그냥 넘어가다 병을 키우거나 엉뚱한 치료를 받게 되기도 한다.
조수현 강북 힘찬병원 원장은 “스포츠에 의한 슬랩병변은 대부분 급성이기 때문에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관절내시경 수술은 손상 형태에 따라 치료방식이 다르다. 잦은 사용에 의해 연골이 닳고 불규칙해진 상태라면 연골을 다듬어주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되고, 외상 등으로 인해 파열된 경우에는 해당 부분을 묶어주는 봉합술을 주로 시행한다”고 말했다.
야구로 인한 내회전제한, 어깨충돌증후군, 슬랩병변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후 어깨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건이나 밴드를 이용해 어깨를 교차시키거나 회전시키는 스트레칭이 관절의 유연성과 운동 범위를 높여 부상 위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이밖에 평소 어깨 근육과 복근을 키우는 것도 야구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어깨를 주로 쓰는 야구는 복근과 관련이 없을 것 같지만 투구는 몸통 전체에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복근 운동도 빼놓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