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유라시아 횡단 철도사업 본격화

정몽구 회장, '유라시아 철도사업 적극 참여' 지시
러시아 최대 중공업회사 UVZ와 철도 협력방안 협의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사, TSR 연결 등 참여 채비
  • 등록 2013-09-08 오후 1:33:21

    수정 2013-09-08 오후 1:33:2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그룹 계열사인 현대로템이 박근혜 대통령의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유라시아 횡단 철도 연결사업의 핵심시장인 러시아 철도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오는 10일부터 러시아 최대 중공업회사이자 화물철도차량을 생산하는 UVZ사의 알렉세이 티샤에프 철도사업본부장 등 경영진이 현대로템 창원 철도차량 공장과 연구소를 방문해 대규모 러시아 철도사업에 대한 협력 및 기술이전 방안 등을 협의한다고 9일 밝혔다.

UVZ사는 러시아 연방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회사로 화물철도차량, 특수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0억달러, 직원수만 7만명에 이르는 대형 중공업회사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유라시아 협력을 강화하는 게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데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며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 TSR) 연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해 자동차 등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경우 비용과 시간면에서 경제성이 높은 만큼 현대로템 등 그룹사가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 까지는 1만9000km로 배로 가면 27일이나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면 열흘이면 충분하고, 운반비용도 컨테이너 1대당 평균 980달러로 배를 이용할 때의 2200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며 안전하고 빠르다”면서 그룹차원의 유라시아 철도사업 참여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컨테이너 전용선보다 운송시간이 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대유럽 수출차량 운송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어 유럽시장 공략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은 러시아 철도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러시아 철도청, 모스크바 지하철 등과 세미나와 기술교류, 교환방문 등을 진행하며 사업을 꾸준히 준비해 왔다. 특히 작년 10월에는 러시아 철도청과 철도차량 공급, 인증,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현재 현대로템은 러시아 시장환경에 맞는 고속형 장거리 전동차 개발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가 2015년까지 개통 예정인 모스크바 순환선 전동차 231량(4억달러 규모)과 모스크바 지하철 고급 전동차 2500량(42억달러 규모)의 입찰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유라시아 철도연결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철도차량 및 주요 구성품 제작용 강재의 공급 등을 현대제철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가 공동 참여해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러시아와의 철도사업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철도 연결에 적극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실행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로템이 설계 및 생산기술, 기자재 공급과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주도하고, 차량은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생산하거나 남북한과 러시아가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에 합의하는 경우 북한에서도 차량의 조립·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노선도. 현대로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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