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리나 졸리의 ‘유전성 유방암’…"두려워 마세요"

  • 등록 2013-05-20 오전 9:37:16

    수정 2013-05-20 오전 9:37:16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최근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에 걸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유방 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전성 유방암은 한국에서도 전체 유방암의 7%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작지 않다. 유전성 유방암의 원인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유전성 유방암 환자만 연간 1천명 새로 진단

유방암은 한국에서 연간 1만6000명이 새로 진단되고 있고, 이중 유전성 유방암은 1천명 정도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에 해당한다.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효과가 우수하고, 조기 유방암의 경우 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가족 중 유방암이나 난소암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유방암에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정승필 고려대학교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유전성 유방암은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 쉽고, 양측 유방에 암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개인뿐 아니라 가족에 관련된 질환인 만큼 주의 깊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발견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전성 유방암 이란

배우 앤젤리나 졸리에게서 발견된 BRCA 유전자는 대표적인 유전성 유방암의 원인유전자다. BRCA1,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60~80%에 달한다.

이 유전자는 원래 유방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그 기능을 잃어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 췌장암, 위장관암 등을 일으키며 세대를 통해 유전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가족은 유전자뿐 아니라 생활 방식을 공유하고 있어 부모로부터 유방암 발생 유전자를 이어받지 않은 경우에도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족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20%에 달하며 이 경우에도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기 검진과 치료가 최선

유전성 유방암은 젊은 여성의 양측 유방에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가족 중 유방암 병력이 있는 돌연변이 고위험군의 경우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해야 한다. 또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 의한 유방 진찰, 1년 주기의 유방촬영 등 영상학적 검사가 권고된다.

고위험군은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화학적 예방법, 양측 유방을 절제하고 복원 수술을 시행하는 예방적 유방절제술, 예방적 양측 난소 절제술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처한 상황과 위험도가 달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유전성 유방암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거쳐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히다.

배정원 고려대학교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유전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죄의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면서 “환자 본인뿐 아니라 후손들이 올바른 치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면 유전상담 및 유전자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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