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등산로 성폭행 피해자 끝내 사망…유족은 엄벌 촉구(종합)

사건 발생 이틀 만인 이날 오후 3시40분 사망
피의자 혐의, 강간상해→강간살인 변경될 듯
유족은 엄벌 촉구…"어머니 살뜰히 챙기던 딸"
  • 등록 2023-08-19 오후 6:37:50

    수정 2023-08-19 오후 6:42:33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19일 끝내 숨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간상해 등으로 적용된 피의자 최모(30)씨의 혐의를 강간살인 등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의 피의자 최모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관악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30대 피해 여성 A씨는 이날 오후 3시40분쯤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사망했다. A씨는 지난 17일 최씨로부터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로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후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A씨가 사망함에 따라 최씨의 혐의는 현재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 또는 ‘강간치사’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죄목은 형법과 성폭력처벌법에서 법정형으로 사형과 무기징역만을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의 혐의를 변경할 예정”이라며 “변경 혐의는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17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너클을 이용해 여성을 폭행하고 강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44분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를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낮 12시 10분 최씨를 체포했다.

최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부모와 함께 거주했으며 신림동 등산로는 집과 가까워 운동하러 자주 방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범행에 사용한 너클을 지난 4월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여성 A씨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며, 최씨가 당일 등산로를 거닐다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범행 두 시간 전부터 범행장소 부근을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찰 호송차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할 말 없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 피해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답했다. 이어 ‘범행을 계획했나’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계획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신림동·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영향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고개를 저으며 “그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성폭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주장하는 거 맞나”라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답했다. 사건 현장 인근을 배회한 것과 관련해선 “운동 삼아”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산속 둘레길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최씨의 범행이 신상정보 공개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토대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 중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아닐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유족은 최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피해자의 오빠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동생이 여자 축구를 즐겼는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단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누구보다 똑부러지는 성격의 초등학교 교사로, 어머니를 살뜰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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