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규제 강화” 외친 미국 테네시주 의원, 동료들이 제명

테네시주 총기 사고 후 관련 시위 참석한 것 발단
민주당 소속, 다수당 공화당이 제명안 발의해 가결
흑인 두명 제명되고 백인은 남아, 인종차별 논란도
  • 등록 2023-04-08 오후 1:40:40

    수정 2023-04-08 오후 1:40:4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 테네시주 의회에서 민주당 소속 흑인 하원 2명이 제명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최근 테네시주 내 한 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가 발생한 후 총기 규제 강화를 요구하는 의회 시위에 참여했던 의원들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은 테네시주 하원은 전날 민주당 소속 저스틴 존스와 저스틴 피어슨 등 2명의 의원 제명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테네시주는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이다. 공화당은 이들 의원이 지난주 주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총기 규제 강화 시위에 동참해 주의회의 의사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징계 차원의 제명안을 발의했다.

글로리아 존슨(민주) 주 하원의원도 시위에 참석했지만 이에 대한 제명안은 재석 3분의 2 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앞서 지난달 27일 테네시주 내슈빌 소재 기독교계 사립학교인 커버넌트스쿨에서는 졸업생이 총을 난사해 학생 3명 등 6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다. 이후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제명 사태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평화적 시위에 참여한 의원들에 대한 제명은 충격적이고 비민주적이며 전례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공화당이 미 전역에서 우리의 학교와 공동체를 한층 위험하게 만드는 법안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규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시위에 참가한 3명의 의원과 통화하며 민주주의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어났다며 사의를 표했다. 조만간 백악관에 와 달라고도 초청했다.

제명된 두명의 의원 중 한 명은 흑인, 흑인·필리핀계 혼혈이다. 제명안이 부결된 존슨 의원은 백인이어서 인종 차별 논란도 불거졌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테네시를 찾아가 제명당한 두명의 의원과 존슨 의원을 만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해당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흑인들이 많이 다니는 피크스 대학을 찾아가 “이번 사태는 우리가 의회나 워싱턴DC에서 행동할 용기가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이유를 잘 설명해 준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선거구 공직자들은 내년 8월 치를 보궐 선거까지 후임을 찾게 된다. 해당 선거구는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제명된 의원들이 다시 지명될 수도 있다고 AP는 보도했다. 이들은 보궐 선거에 다시 출마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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