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오징어게임, 한국 사회 이면의 폭력적 현실 반영”

채무자, 탈북자 등 한국 사회 패자들의 경쟁 그려
옛 놀이 재해석보다 실패하면 총 맞는 현실이 울림 줘
韓 국가부채, GDP 100% 초과…젊은 세대, 투기 열풍
정치권, 상대 진영 공격하는데 오징어 게임 사용
  • 등록 2021-10-18 오전 7:55:25

    수정 2021-10-18 오전 7:55:25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프랑스 언론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두고 한국 사회의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가계 부채와 이에 따른 자살 등을 언급하면서, ‘실패하면 총에 맞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오징어 게임 포스터(사진=넷플릭스)
17일(현지시간) 르몽드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 이유가 코로나19 위기가 낳은 한국 사회의 잔혹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르몽드는 해당 드라마가 현실을 풍자하고 있지만 기획은 2008년부터 진행돼 왔다면서, 드라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의 말을 인용해 “단 10년 만에 한국 사회가 승리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잔혹한 세상이 됐다”고 짚었다.

르몽드는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한국 사회의 ‘패자’라고 꼬집었다. 큰 빚에 시달리는 가장, 탈북자, 파키스탄 이민자, 깡패들이 게임에서 질 경우 목숨을 잃을 것 알면서도 456억원을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단지 전통놀이를 인용했기 때문에 드라마가 성공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실패하면 총에 맞는 사실이 한국 사회에 깊은 울림을 줬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집값 및 투기 문제도 거론했다. 르몽드는 한국인들이 높은 집값과 자녀 학비를 감당하기 위해 은행에서 빚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섰으며, 2014∼2018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800여명 중 다수가 빚을 갚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치면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젊은 층은 빚을 내가며 온라인 도박이나 암호화폐 투자에 빠져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기는 동안에도 불평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한편, 르몽드는 대선주자들이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편승해 상대방을 압박하거나 자신의 공약을 알리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50억 게임’이 유행인 것 같다”고 비유했다. 또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 50% 이상으로 당선되면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1억원을 지급하겠다며 ‘허경영 게임’을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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