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을 출간한 신기남 도서관정책정보위원회의 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 “비로소 나 자신의 세계로 돌아온 것 같다.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독특한 스타일의 소설을 쓰고자 했다.”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신기남(67) 위원장이 소설가로 변신했다. 필명 신영으로 펴낸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솔출판사)은 역사, 지리, 철학, 그리고 정치를 두루 혼합한 일종의 퓨전 소설이다. 7일 서울 중구 정동 달개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신 작가는 “정치를 그만 두고 지난 2년 간 두 편의 소설을 썼고, 그 중 한 작품을 데뷔작으로 선보이게 됐다”며 “깊고 넓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실 신 작가는 정치인으로 더 익숙하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정계로 진출해 4선(제15·16·17·19대) 의원을 지내며 집권당 의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20여년 만에 정치계에서 물러나 소년시절부터 꿈꾸던 소설가로서의 삶을 택했다.
“소설을 쓰는 건 40년 전부터 품어온 소망이었다. 원래는 국문과를 가려고 했는데 주변의 만류로 법대를 갔다. 정치를 그만두면서 이제는 남을 위한 삶이 아닌, 내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정치에서 손을 떼고 행복하게 글을 썼다. 내 성에 젊은 느낌을 주는 ‘영(young)’을 붙여서 ‘신영’이라는 필명을 만들었다. 소설가 최인호처럼 깊이가 있으면서도 잘 팔리는 소설을 쓰고 싶다.”
소설은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진주, 두브로브니크를 배경으로 한다. 8년간의 유고전범재판소 재판관 직을 마무리한 법률가 출신 ‘준선’과 꿈속의 세계를 현실로 창조해내는 무대미술가 ‘유지’가 주인공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두 남녀를 중심으로 발칸반도의 잔혹한 현대사를 녹여냈다. 등장인물의 내부 심리 묘사를 포기하고 오직 행위와 대화만을 쫓아가는 ‘카메라 기법’을 차용했다.
“영국 유학 중에 역사·지리·민족적으로 복잡한 사연을 지닌 발칸지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국회 한국-세르비아 의원 친선협의회 회장으로 있을 당시 크로아티아 등을 직접 여행하면서 유고슬라비아 역사를 소재로 한 소설을 구상했다. 나이도 경력도 있는데 평범하게 쓰는 건 별다른 흥미를 유발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크로아티아가 마침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데 문학을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 여행’도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복귀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 정치계가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우리나라 정치는 여론조사가 바탕이 돼서 소위 ‘튀어야’ 된다. 인기로만 평가하다 보니 진심으로 뜻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이 실망하고 좌절할 때다 많다. 작품을 발표하고 독자들의 평가를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든 문학이든 둘 다 어렵다. 벌써 세번째 작품을 구상 중인데 행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설에 몰두해야겠다는 생각이다.”
| 장편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을 출간한 신기남 도서관정책정보위원회의 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
| 장편소설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을 출간한 신기남 도서관정책정보위원회의 위원장이이 7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