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큰손에 휘청이는 코스닥, 이젠 연초 효과 노릴 때

보유주식 가치 15억원 이상 개인 큰손 연일 순매도
외국인·기관, 매수 우위 기록 중…'저가 매수'
"반도체 소재·부품, 에너지 신산업 등 유망"
  • 등록 2017-12-25 오전 10:00:00

    수정 2017-12-25 오전 10:00: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개인 투자자의 순매도 물량이 연일 코스닥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개정 세법에 따라 연말까지 보유 주식 가치가 15억원 이상인 투자자가 대주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는 매도 주문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큰손’ 개미가 보유 주식을 줄이면서 저가 매수 기회가 오고 있다고 조언했다.

개인 양도세 회피 위해 매도…내년 실적전망은 코스닥 > 코스피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지난 15일부터 엿새 동안 1조24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는 각각 3600억원, 88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최근 공격적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 비중을 줄인 이유는 계절성과 함께 대주주 양도세 요건 강화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개인은 매년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대주주 양도세 요건이 강화되면서 연말 개인의 매도 명분이 과거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외국인과 기관이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초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에는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정책 기대감이 가장 강한 ‘연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의 내년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유가증권 상장사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 15.9%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가 연초부터 6개월 연속으로 상승했던 지난 2015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연간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2015년 중·소형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주가도 대형주보다 탄력적으로 움직였다.

◇정부 정책 기대와 함께 반도체 소재·부품, 에너지 신산업 등 관심


내년에 정부 정책 방향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목하는 분야는 △중소 기업·코스닥 활성화 대책 △한중 관계 개선 노력 △4차산업 관련 세부 추가 계획 발표 등 세가지다. 당초 이달 중 나올 것으로 보였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이 다음달 나오면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벤처·창업활성화 지원 및 세제 혜택, 기존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확대 신설, 공적자금의 코스닥 투자유도 등 ‘친 중소기업’ 정책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비롯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 일정 윤곽이 드러나면서 코스닥150 추종자금의 재조정에 따른 수혜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 중이라는 점과 중국 경제 방향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관련 소비주 실적이 올해보다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던 국내 게임사가 잇달아 진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위해 관계 부처가 세부적인 육성방안을 업무보고에 담을 것이라는 점도 주목할 요인으로 꼽혔다. 내년 유망 산업으로는 △전기차를 비롯한 자율 주행차 △반도체 소재·정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 헬스케어 △IT 하드웨어 등을 추천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보고한 ‘새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을 통해 정부 정책 수혜 업종을 꼽을 수 있다”며 “4차 산업 혁명의 기초가 되는 반도체 소재와 부품, 에너지 신산업 부문 등은 우선적이고 장기적으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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