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대구지방법원에서 경매가 진행돼 31명이 응찰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범어롯데캐슬 아파트 전경[사진=지지옥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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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대구 수성구는 지금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지만 불과 1년, 아니 2년 전만 해도 최근 몇 년 사이 분양한 아파트의 입주 시기가 대규모로 도래하면서 주택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었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아파트는 2010년 9월 이후 2015년 12월까지 계속 오르다가 2016년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이어집니다. 이렇게 1년 반 넘게 떨어지던 대구 아파트가 다시 변곡점을 맞이한 것이 2017년 8월. 대구의 8학군이라고 불리는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경신고등학교가 자율형 사립학교에서 일반고로 전환되자 경신고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경신고 근처 주택으로 이사하기 시작하며 집값에 발동이 걸렸습니다. 아울러 1년 반 넘게 이어진 하락세에 대구아파트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전국구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대구 수성구 아파트 집값은 고공행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8·2 부동산대책 후속조치로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기에 이릅니다.
경매시장도 이같은 분위기를 따라 출렁거렸습니다. 23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번 주 가장 응찰자가 많았던 물건은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범어롯데캐슬아파트 전용 109.6㎡이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물건이 이미 한 차례 유찰된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이 물건은 올해 1월에 2016년 3월 거래사례를 기준으로 8억 2200만원에 감정됐습니다. 이후 대구지방법원에서 6월 경매가 진행됐지만 유찰되며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의 70%인 5억 7540만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대구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다는 인식이 만연해있었던 만큼 8억 이상을 주고 이 아파트에 입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8월부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며 현재 이 아파트는 9억 5000만원까지 호가가 형성된 상태입니다.
시세보다 3억원이나 떨어진 최저매각가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지난 20일 열린 경매에서는 무려 31명이 응찰표를 써냈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1등을 거머쥔 강모씨는 감정가의 118%인 9억 7011만원을 써냈습니다. 현 시세보다 2000만원이나 높은 가격입니다. 통상 싸게 사기 위해 뛰어드는 경매에서 이같은 결과는 높은 경쟁 열기가 부른 만용일까요? 대구 아파트 시장에 대한 확신일까요? 이 아파트가 불과 6개월 전 유찰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답은 신만이 아실 듯합니다.
이달 셋째 주(18일~22일) 법원 경매는 2286건이 진행돼 861건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50.6%로 전주 대비 20.8%포인트 하락했으며 총 낙찰가는 215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주거시설은 309건 경매 진행돼 이 중 129건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은 88.3%로 전주 대비 2.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견고합니다. 서울 아파트 주간 낙찰가율은 100.4%로 전주대비 1.7%포인트 상승하였다. 이번 주에 나온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 23건 중 9건이 낙찰되며 낙찰률 39.1%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