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 위한 인슐린 주입 혁명" 김재진·이경준 이오플로우 대표

'제1회 비욘드 팁스'서 최우수상 받은 이오플로우
당뇨환자 위한 '패치형 약물주입기 및 단말기' 주력
"한 제약사와 연 60억원 판매 물량 계약"
  • 등록 2017-07-30 오전 9:53:59

    수정 2017-07-31 오전 8:46:31

김재진 이오플로우 공동대표(왼쪽)과 이경준 공동대표. (사진=이오플로우)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1차 평가(발표)에서는 2등이었죠. 하지만 종합 최종평가를 거친 후 월등한 1등이 됐습니다.”

지난 28일 열린 ‘제1회 비욘드 팁스(Beyond TIPS)’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경준(54) 이오플로우 공동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인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고 수상비결을 밝혔다. 이 회사는 당뇨환자를 위한 ‘패치형 약물주입기 및 단말기’를 제조한다.

팁스(TIPS)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민간투자·정부 연구개발(R&D)을 연계해 전문인력 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다. 비욘드 팁스는 중기부가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희망하는 우수 팁스 창업팀과 투자자, 대기업과의 만남을 주선해주기 위해 올해 야심차게 마련한 행사다.

대다수 당뇨 환자들이 사용하는 인슐린펜(위쪽)과 이오플로우의 인슐린 패치펌프 및 단말기. (사진=박경훈 기자)
미래 당뇨 환자 6억명, 시장규모 15조 전망

업계에 따르면 세계 당뇨환자는 2035년쯤 6억명에 달할 걸로 예상된다. 당뇨환자를 위한 인슐린 주입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2조원. 현재 인슐린 주입기를 이용하는 당뇨 환자의 90%는 ‘인슐린펜’(주사)을 사용한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하루에 4~7회 본인이 직접 복부에 인슐린을 주입해야 한다는 게 큰 단점이다. 더군다나 외부활동 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인슐린을 주입하지 못해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반면 최근 나온 ‘인슐린 패치펌프’는 3일에 한 번 패치를 갈아끼면 돼 효용성이 높고 소아 당뇨환자도 사용하기 좋다. 김재진(56) 공동대표는 “패치펌프에서 중요한 것은 ‘전기 삼투’(전기 화학을 이용한 정밀 자동 주입) 기술”이라며 “특허기술은 이오플로우만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이오플로우를 설립한 것은 2011년. 어릴적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MIT대를 졸업해 모토로라·인텔을 거쳐 20여년 간 미국 벤처업계에 몸담았다. 그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에 교환교수로 파견 중이던 지인인 한국 교수를 통해 전기 삼투 기술을 처음 알게 됐다. 원 개발자는 미국 제약업계에서 유명한 아담 헬러 텍사스 오스틴대 화학과 교수. 처음에는 헬러 교수가 관련 기술을 직접 상용화하려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을 덮치면서 펀딩에 지장이 생겼다. 지인 교수는 그 기술을 한국에 가져와 연구를 계속했다.

제1회 비욘드 팁스 행사에서 권오경 한국공학함림원 회장(왼쪽)과 최우수상을 탄 이경준 이오플로우 공동대표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팁스 선정으로 얻은 2억 종잣돈…내년 상용화 눈앞

김 대표는 ‘이 기술은 된다’는 확신을 갖고 창업에 나섰다. 3년간 협상과정을 통해 기술 ‘전용 사용권’을 얻었다. 2015년에는 친척이자 한국올림푸스 의료사업 본부장을 지낸 이 대표가 합류하며 본격적인 펀딩 및 R&D(연구개발)가 시작됐다. 이오플로우가 첫 번째 투자를 얻은 것이 바로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김 대표는 “2015년 팁스사로 선정되며 종잣돈 2억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이 돈으로 기자재도 구입하고 인력도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후 대성창투,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총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인슐린 패치펌프 시장은 미국의 인슐렛과 발레리타스가 주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들은 기계식이라 크기도 크고 전기도 더 먹는다”며 “우리는 전기화학식이라 무게(17.2g), 부피도 20% 적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상용화를 앞둔 이오플로우의 패치펌프는 이미 한 제약사와 연 60억원 어치 판매 물량을 계약했다.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시행하는 ‘차세대 의료기기 100’ 프로그램에도 선정돼 해외판매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특히 소아 당뇨 환자의 부모들이 정식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단순한 제품 판매가 아닌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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