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도하 합의’는 없었지만 국제유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주요 산유국이 모이기 전 합의문 초안까지 작성됐다지만 이란의 참여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란의 불참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강경한 태도는 예견된 일이었던 셈이다.
국제유가는 도하에서의 합의 무산에도 오르고 있다. 간밤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3% 내외 상승률로 배럴당 40달러 위를 지켰다. 미국 뉴욕증시가 내렸지만 국제유가 영향보다 개별 실적 탓이 컸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살아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쉽사리 개입에 나서기 어렵다는 점 또한 시장 참가자의 하락 베팅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환율보고서에서 심층분석 대상국(환율조작 의심국) 발표를 앞뒀기 때문이다.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해 해명했지만 미국이 이례적으로 일본에 대해 엔화 약세를 지적한 만큼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인 1136.30원까지 떨어진 것도 이같은 상황이 반영됐다.
간밤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더욱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1개월물이 1130.2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종가 1136.30원 대비 6.95원 하락한 수준이다. NDF시장에서 장중 달러당 1125.00원까지 내렸던 점을 고려하면 오늘(20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5개월여 만에 1120원대를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오늘 한국은행은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98.42로 전월비 0.1% 하락했다. 6년 만의 최저치를 갈아치우긴 했지만 국제유가 흐름이 안정되면서 낙폭이 점차 줄고 있어든 것으로 조사됐다.